풍요속 빈곤 광동제약
주가 끌어올린 바이리시, 병원 반응은 '미지근'
④약리기전·수요층 불분명…주사제 편견도 심해
광동제약은 3년 연속 매출 1조원 달성에도 늘 '무늬만 제약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제약과 유통 사업의 동반성장이라기 보단 제약사 이미지에 기대 유통사업을 확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안정한 수익구조 탓인지 올해를 위기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시스템 혁신과 체질개선에 나섰다. 외형성장에 치중해온 기간만큼이나 보완점이 많아 보인다. 광동제약의 현안을 짚어봤다.

광동제약이 국내 판권계약을 맺은 '바이리시(성분명 브레멜라노타이드)'의 시장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미국 제약사 AMAG 파머수티컬스가 개발한 바이리시는 여성이 성행위를 하기 최소 45분 전에 허벅지나 복부에 피하 주사하는 자가주사제다. AMAG 파머수티컬스에 따르면 바이리시는 성적 반응에 관여하는 주요 뇌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합성호르몬 제제다.


이에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폐경 전 성욕저하치료제로 판매를 승인하면서 국내 판권을 가진 광동제약 주가가 급등했다. FDA 판매허가가 알려진 지난달 24일 광동제약 주가는 20%이상 상승하며 최고가(8900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작 의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제품을 처방받아야 하는 수요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종합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성욕저하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부족한 것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이 약품을 굳이 처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의료보험을 적용하는 에스트로겐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의사들이 보험도 안 될 약을 진료에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리시가 FDA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데이터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보건당국 허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병원에서 수익목적으로 처방하는 게 아니라면 종합병원에서 진료목적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효과와 안전성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FDA도 바이리시의 구체적인 약리기전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비뇨기과 개원의는 "바이리시 시장성은 여성용 비아그라가 나오지 않은 이유에 준해 생각해보면 된다"면서 "게다가 효과가 명확하지 않고 주사제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주사제에 대한 편견이 심한 한국에선 (많이 팔리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효나 부작용에 관한 인종간 차이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 임상에서 쓰인 데이터가 없고 쌓아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FDA는 바이리시에 앞서 또다른 여성 성욕저하 치료제인 밸리언트의 '애디'를 2015년 허가했다. 애디는 플리반세린 성분의 경구제다. 업계에 따르면 애디는 출시 당시 연 20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매출은 2016년 기준 200분의 1인 1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 다국적사와 조루증 치료제 제형변경 개발계획을 세웠다가 미래 수익성을 분석한 후 무산시킨 적이 있다"면서 "발기부전치료제와 달리 조루증치료제는 시장규모가 크지 않고 처방의 필요성을 더 알려야 하는 장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군다나 현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는 여성성욕저하 치료제는 시장에서 팔리기가 더 어렵다"며 "여성성욕저하가 병이라는 인식이 강해 제품 홍보를 장기간 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광동제약이 국내 허가를 위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배우자와 성관계 후 만족도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피험자를 모집하고 이탈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약사 입장에선 성욕장애 환자가 몇명이고 시장규모가 얼마라는 식의 계산을 하겠지만, 소비자들은 그런 논리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소비자 수용도를 높일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동제약은 바이리시의 효능과 안전성,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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