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속 빈곤 광동제약
오너家 개인지분 6.6%..'자사주마법' 언제?
⑤4년만 추가매수 통해 자사주 24% 확보..지배력 갖췄다
광동제약은 3년 연속 매출 1조원 달성에도 늘 '무늬만 제약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제약과 유통 사업의 동반성장이라기 보단 제약사 이미지에 기대 유통사업을 확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안정한 수익구조 탓인지 올해를 위기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시스템 혁신과 체질개선에 나섰다. 외형성장에 치중해온 기간만큼이나 보완점이 많아 보인다. 광동제약의 현안을 짚어봤다.

광동제약이 4년 만에 자기주식을 매입했다. 창업 2세 최성원 부회장(49세)의 개인 지분율이 6.59%에 불과한데 반해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24.5%(12,840,239주)에 달한다. 취약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에 생명을 불어넣을 이른바 '자사주 마법'이 가까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00만주를 장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주식 매입은 2014년 150만주를 사들인 이후 4년 만이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발행주식수 5242만주의 24.5%에 달한다. 시장에 유통중인 주식수(3958만주)에 비해서는 32.4%에 이른다. 


광동제약은 자기주식 매입 이유를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자기주식 매입은 주가 관리 전략 중 하나로 유통되는 주식수를 줄여 주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많이 활용된다. 주가관리 외에도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을 이용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광동제약 오너가 지분율이 낮고 자기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 부회장의 지분율은 6.59%(345만5604주)로 모친 박일희 여사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17.82%(934만3182주)이다. 창업주 최수부 전 회장이 설립한 가산재단(5.0%)과 최 부회장 개인회사 광동생활건강(3.05%)이 최 부회장의 낮은 지분율을 떠받치고 있다. 피텔리티가 10.49%(550만주)를 투자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2013년 최 부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취득했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자기주식 대량보유만으로도 의결권 비중을 높이는 효과를 얻는다. 경영권 분쟁 시 우호세력에 자기주식을 매각해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 오너가 지배력 강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선호하는 방법은 지주사 전환이다. 아직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은 광동제약의 경우 자기주식의 활용가치가 높다. 인적분할로 지주사가 되는 회사는 기존 자사주에 대해 자회사 신주를 배정받아 의결권이 발생한다. 일명 자사주의 마법으로 통한다. 


지배주주는 지주회사에 자사주를 몰아준 다음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당초 작년말 일몰 예정이었던 지주회사 과세이연 특례제도가 재차 3년 연장되면서 광동제약의 지주사 전환 여유가 생겼다.  


간단히 정리해 광동제약이 사업영역을 나눠 A지주사와 A사업회사를 인적분할 한다 치자. 지주사는 사업회사에 대한 자사주 보유분 만큼 사업회사의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대주주는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고 지주사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광동제약의 경우를 대입해 보면 최대주주 지분을 17%, 자사주는 24%로 하고, 지주사와 사업회사 간의 기업가치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이론적으론 지배주주는 한 푼도 안쓰고 지주사 지배율을 34%, 지주사는 자회사를 41%(신주배정에 따른 희석률 무시)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제일약품이 지난 2017년 제일파마홀딩스로 지주사 전환할 당시 14.23%의 자사주를 활용해 당시 27%였던 한승수 회장의 지분율(제일약품)을 57%(제일파마홀딩스)까지 끌어 올린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자사주를 활용할 경우 자회사에 대한 지배주주의 의결권이 확대 되지만 반대로 기존 소액주주 의결권은 축소돼 불평등을 야기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최근 정치권에서 자사주가 재벌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에 활용되는 편법으로 보는 시각이 확대됨에 따라 법 개정 움직임이 일어나는 만큼 광동제약으로서는 자사주 활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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