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지윤 기자] 잠실 마이스(MICE) 민관협력투자개발(PPP)사업이 제 3자 제안 공고를 앞둔 가운데 최초 제안한 컨소시엄의 대표를 맡은 한국무역협회의 단기 유동성에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무역협회는 제 3자 제안 신청서 접수 이전까지 투자비 중 자기자본의 30%인 1500억원을 즉시 납입해야 하는데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노조 반발이라는 겹악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9일 팍스넷뉴스가 입수한 '글로벌복합마이스 주식회사(가칭, 한국무역협회를 비롯해 17개 회사가 구성한 컨소시엄)'가 2016년 10월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2조2280억원으로 설정했다. 사업비에 물가변동비 인상률(1.57%)과 건설이자를 포함한 총 민간투자비(경상가격)는 2조4877억원 규모다.
무역협회 컨소시엄은 정부 재정지원금 없이 전액 민간자본으로 투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투자비(2조4877억원)는 자기자본 4975억원, 타인자본 1조9902억원으로 구성했다.
무역협회는 컨소시엄 대표사로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무역협회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컨소시엄 전체 자기자본(4975억원) 중 30%인 1500억원이다.
사업 신청 조건을 살펴보면 사업제안자가 5인 이상의 출자자인 경우 상위 3인 출자자 지분율의 합은 50% 이상이어야 하고, 최상위 출자자 지분율은 25% 이상이어야 한다. 무역협회가 지분율을 낮추더라도 컨소시엄 대표사 자격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25%의 지분율을 유지해야 한다. 최소 125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무역협회의 주요 수입원인 코엑스, 코엑스몰 임대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에 잠실 MICE 사업의 추진 동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실제 무역협회의 단기 유동성은 탄탄한 수준이다. 올해 9월 말 무역협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137억원에 달한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 2000억원을 상환해도 여전히 2000억원 수준의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무역협회의 사업수입은 올해 9월 말 기준 1839억원으로 전년 보다 5.6% 줄어드는데 그쳤다. 반면 사업이익은 13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1.6% 감소했다.
유일한 변수는 무역협회 내부 갈등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무역협회 노동조합은 수천억원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잠실 MICE사업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존 코엑스, 코엑스몰처럼 단순 임대수익 기반의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무역협회 구성원의 퇴직충당금 등을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무역협회 노동조합의 의견이나 사업비 조달과 관련해 무역협회의 입장은 내부적으로 검토 후 밝히겠다"며 "노동조합의 잠실 MICE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잠실 MICE 사업은 아직 제 3자 제안 공고도 나오지 않은 초기 단계 사업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무역협회의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