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잠실 마이스 PPP사업이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다만 잠실 마이스 사업은 지난 10월 21일 기재부 민투심 소위원회에서 이미 한차례 의결을 받았기 때문에 이달 열리는 소위원회에서는 서면으로 갈음이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계획대로 기재부 민투심 소위원회 통과 후 오는 16일 이뤄지는 본회의를 거칠 경우 이르면 오는 31일 서울시가 잠실 MICE 사업의 제 3자 제안 공고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연내 잠실 MICE 제 3자 제안 공고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관측이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계 부처는 잠실 MICE 사업으로 인한 잠실 일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지는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대 35만7576㎡로 서울에서 손꼽히는 알짜 부지다. 잠실 MICE 사업의 가시화를 알리는 제 3자 공고가 이뤄지면 사업지 인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서울시가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의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끝내고 제 3자 제안 공고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마자 잠실 일대 아파트 매매 가격이 억단위로 치솟았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 6월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 혹은 상승할 우려가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 일대에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했다.

지난 10월 27일에 잠실 MICE 안건 상정을 예정했던 기재부 민투심 본회의도 하루 전날인 10월 26일에 돌연 취소됐다. 본회의가 취소됐는데 이 역시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정부의 우려가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개각을 실시해 국토교통부 장관을 전격 교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정부가 예의주시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잠실 MICE 사업의 추진 속도 역시 늦춰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연내 잠실 MICE 사업 제 3자 제안 공고를 실시하지 못해 내년으로 넘어가더라도 4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최소 6개월 이상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를 마치고 서울시 의회 동의를 받는 과정을 거치면 공고 시점을 아무리 단축해도 내년 6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 MICE 사업 속도를 결정하는 기재부도 제 3자 제안 공고의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잠실 MICE 사업이 민간투자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을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울시가 안건으로 올린 제 3자 제안 공고안에 여러 수정사항이 있으면 보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고 시점도 미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