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컬리가 재고자산 회전율을 끌어올리며 작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창립 이후 지속된 테크(AI·데이터·개발·기획) 부문 투자와 더불어 '수요예측' 가능한 고도화 작업 덕분이다. 분석시스템을 통해 상품 발주 수량과 시점의 최적화를 이뤘고 그 결과 재고와 비용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풀이된다.   

컬리의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은 연결기준 34.3회로 전년 대비 0.4회 올랐다. 2021년(32.7회)과 비교하면 1.6회 상승한 수치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재고자산(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값)으로 나눈 수치다. 통상적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면서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컬리의 재고자산회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은 고도화된 수요예측 알로리즘인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데멍이)'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컬리는 앞서 2015년 마켓컬리 서비스 론칭 이후 리테일 테크 관련 투자의 일환으로 수요예측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컬리는 이를 통해 자체적인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으로 하루에 3600건, 12주에 30만건이 넘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결과 하루의 주문량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물류센터와 인력 운영계획을 세워 안정적으로 물류부문을 운영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판매 후 남는 물량은 폐기하는 신선식품의 경우 작년 폐기율은 0.4%에 머물렀다. 그 동안 폐기율이 1%대를 유지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수요예측의 정확도가 지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예측 시스템을 통해 추출한 주요 지표를 전사에 실시간 공유하고 있는 점도 재고자산의 효율화를 거들었다. 데이터와 더불어 상품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한 MD, 배송을 준비하는 물류팀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컬리 측은 협력을 통해 상품 발주 수량과 시점을 최적화해 재고와 비용의 부담을 줄여 수익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컬리는 지난해 재고자산을 줄이는 성과를 냈다. 연초만 해도 평택과 창원의 신규물류센터의 오픈과 송파센터가 문을 닫으며 재고자산이 늘어났지만 수요예측 기반의 발주 최적화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612억원→599억원) 감소시켰다.  

재고자산의 효율화는 컬리의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됐다. 실제 컬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나 축소됐다.

시장 관계자는 "회사 재고자산회전율 상승은 향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소요 시간이 당겨지면서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마켓컬리 서비스 론칭 이후 수요예측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다"며 "발주 수량과 시점의 최적화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뷰티 상품군 증가와 물류센터 오픈, 클로징 등 재고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인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컬리의 경우 직매입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높은 재고자산 회전율은 재고자산의 현금화(현금성자산 등 포함)가 빠르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200억원 가량 늘어난 140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