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보험사 성적표
'순익 뒷걸음' NH생명·손보…본업 성장 '눈길'
생보 31.6%·손보 24.3% 각각 감소…투자이익 급감 영향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0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순이익 감소는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자산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보험 계열사가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NH농협금융지주 전체 실적에도 부담이 더해졌다. 다만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은 보장성 보험 판매 증대 등에 힘입어 본업인 보험사업에서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8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146억원)보다 31.6% 감소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24.3% 줄어든 59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특히 NH농협생명의 경우 4곳 은행금융지주(KB·신한·하나·NH농협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순이익이 줄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신한라이프는 15.2% 늘었고 KB라이프는 16.7% 감소했다. 하나생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가뜩이나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 적립 등 영향으로 순이익이 크게 후퇴한 데다 두 곳 보험 계열사마저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NH농협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 실적 급감을 피하지 못했다.


KB금융지주도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관련해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이 급감했으나 KB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덕분에 실적 하락을 방어한 것과 대조된다. 실제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규모는 KB국민은행이 NH농협은행보다 훨씬 크지만 5곳 은행금융지주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가장 가파르게 순이익이 줄었다.


NH농협금융지주의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65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2% 감소했다. 1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신한금융지주는 1년 전보다 4.8% 순이익이 줄었고 KB금융지주(-30.5%), 하나금융지주(-6.2%), 우리금융지주(-9.8%) 등도 순이익이 감소했다.


NH농협금융지주에서는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캐피탈 등이 주요 계열사로 꼽히는데 이 가운데 올해 1분기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NH투자증권 1곳뿐이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별 재무현황. (출처=NH농협금융지주 IR 자료)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모두 순이익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투자손익 급감이 꼽힌다. 두 곳 모두 금리 상승으로 채권 등 보유한 금융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 933억4200만원이었던 NH농협생명의 투자손익은 올해 1분기 25억2000만원으로 97.3% 감소했다. NH농협손해보험의 투자손익도 지난해 1분기 543억65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224억4000만원으로 58.7% 줄었다.


두 회사의 투자손익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관련 항목이다. 다른 항목과 비교해 수치 변화가 가파르다. 보험사는 금융자산을 FVPL, FVOCI(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AC(상각후원가측정자산) 등으로 분류하는데 FVPL으로 분류된 금융자산은 변동 내용이 고스란히 당기순손익에 반영된다.


NH농협생명의 경우 FVPL 관련 이익이 지난해 1분기 1164억원에서 올해 1분기 485억원으로 58.3% 감소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469억원에서 206억원으로 56.0% 줄었다.


다만 두 보험사 모두 본업인 보험사업에서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NH농협생명의 1분기 보험손익은 136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6% 증가했다. NH농협손해보험도 지난해 1분기 551억원에서 올해 1분기 615억원으로 11.6% 늘었다.


건전성 지표는 엇갈렸다. NH농협생명은 개선됐지만 NH농협손해보험은 악화했다. 1분기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380.3%로 전분기 대비 16.8%포인트 상승했다. NH농협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2023년 말 316.8%에서 올해 1분기 299.2%로 17.6%포인트 낮아졌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서 구한다.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금융당국은 이 수치를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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