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원인 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대해 수용했다.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해 문제가 된 배터리 공정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SDI는 실증실험에서 화재를 재연할 수 없다며 배터리 결함 가능성을 부인했다.

제3차 ESS 화재원인 조사단은 2일 1,2차 대책발표 후 발생한 추가 화재 중 2022년 발생한 2건을 제외한 4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은 2020년 충북 음성, 2020년 전남 해남, 2021년 경북 영천, 2021년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ESS 배터리 화재다.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17년~2018년 중국 남경, 충북 오창 공장에서 제조한 것(음성, 영천, 홍성)과 삼성SDI(해남)가 제조한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생산된 배터리가 GM 볼트, 현대자동차 코나EV, 스텔란티스 크라이슬러 하이브리드 등 전기차에서도 화재를 일으켜 리콜 대상이 되기도 했다.

조사단은 이번 화재가 모두 배터리 내부이상에 의한 화재로 추정했다.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조사단의 결론에 동의했다.

조사단은 "현장조사, 발화 배터리 분석, 자료조사, 운영기록 분석, 관련기업 의견 및 분석내용 검토, 실증실험 등 종합적인 조사·분석을 근거로 결과를 도출했다"며 "충북 음성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발화 셀 내부에서 구리 용융형상이 확인돼 전기적 이상현상 발생을 배제할 수 없으며 경북영천은 배터리 내부 이상 추정, 충남 홍성에서는 배터리 내부이상·열화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5월 실시한 자발적 교체 범위에 포함되는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안전 및 품질 최우선 원칙에 따라 지난해 2017년 4월에서 2018년 9월까지 ESS 전용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자발적 교체를 실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기간에 생산된 제품을 교체하는 한편, 자체적인 화재원인을 조사·분석해 발화요인으로 확인된 전극코팅 공정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배터리 가속열화 충·방전 실험과 배터리 분해분석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사단과 공정개선 이후(2018년 9월) 이후 생산된 배터리의 안전성을 함께 검증했다"며 "그 결과 화재를 포함한 배터리 고장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극코팅 이상현상도 미발견 됐다"고 말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공정 개선 이후 배터리 설치용량·운영연수 대비 화재 건수가 감소했다. 공정개선 전 화재 건수는 18건이었던 반면, 1차 공정개선(2018년 8월) 이후에는 1건, 2차 공정개선(2019년 12월) 후에는 0건이었다.

삼성SDI는 조사 결과에 대해 배터리 결함 가능성을 부인했다. 조사단은 삼성SDI 배터리 화재에 대해 "셀전압 미세변동 이후 급격한 배터리 전압변동과 온도상승 발생을 확인했다"며 "고충전율 사용이 화재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화재재연 실증실험에서 최종 셀 기인에 의한 화재를 재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규명이 안 된 상태"라고 반박했다. 화재 확산 원인에 대해서도 "화재발생 시 배터리실을 밀폐하지 않은 점과 분말소화약제 분사가 배터리 소화설비 동작효과를 감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안전관리자의 추가 소화활동이 소화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