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대신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IPO 주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둔화한 업황 속에서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대신증권의 지속적인 기업금융(IB) 부문 강화 노력이 올해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지난해 IPO를 주관한 기업은 16개로 전년대비 10개 증가했다. 주관 규모도 역대 최고치인 7659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카, 현대중공업 등 조(兆) 단위 IPO에 꾸준히 참여한 것이 주효했다. 최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IPO 딜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하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전체적인 실적도 증가했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955억원, 당기순이익은 6292억원으로 전년대비(2392억원, 1470억원) 각각 274.4%, 328.0% 늘었다. 특히, IB 부문의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은 310억원으로 전년대비(161억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효과가 시현되며 계열사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특히 IB 부문은 IPO, PF 성과에 힘입어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꾸준한 IB 부문 강화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은 2020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IPO 본부를 2본부 체제로 나누고 IPO 담당을 신설했다. 또, 바이오, 법률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인력을 영입하며 조직 확장에 집중했다. 현재 대신증권의 IPO 담당 인원은 웬만한 대형 증권사와 비슷한 규모인 40여 명으로 증가했다.

IB 부문은 조직개편 이후 업계 내 유망기업을 발굴한 뒤 다양한 상장 요건을 활용하며 이들을 증시에 입성시켰다. 지난해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상장한 제주맥주는 이익미실현 특례상장(테슬라요건)을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엔켐, 샘씨엔에스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로 상장사가 됐다. 이들은 네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 흥행에도 성공했다.

업계는 대표 주관계약 체결부터 상장까지 약 1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IB 부문이 올해 본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신증권은 가온칩스, 핀텔, 성일하이텍 등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이들 기업 역시 반도체, 배터리 등 각 분야에서 유망기업으로 꼽힌다.

성과는 가시화되고 있다. 대신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풍원정밀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556대 1을 나타냈다. 공모가도 희망밴드(1만3200~1만5200원) 최상단에 결정하며 일반 공모청약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공모 일정이 겹친 브이씨,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최근 IPO 시장 위축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위축으로 브로커리지 등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신증권은 IB 부문에서 대형 증권사 못지않은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IB 부문이 상대적으로 업황 영향을 덜 받는 만큼 올해 대신증권 성장의 주요 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