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진철 기자]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등에 따른 공급망 타격과 해외진출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의 본국 회귀)을 확대할 기회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리쇼어링 확대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작년 12월에 발간된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기업의 리쇼어링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 중 철수를 계획하는 기업의 국내 복귀 시 생산액 36억2000억원, 국내총생산(GDP) 11조4000억원이 증가하고, 일자리 8만6000개가 신규로 창출될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8만6000개는 작년 12월 기준 강원도 속초시 인구수보다 더 많은 규모다.
2020년 기준 해외진출 제조기업들은 1개사당 평균 매출액 1132억8000만원, 영업이익 21억6000만원, 당기순이익 8억3000만원 실적을 기록했다. 비교 가능한 가장 먼 시점인 2018년과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2018년(1243억7000만원) 대비 8.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18년(42억1000만원) 대비 48.7%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21억원 ) 대비 60.5% 감소했다.
특히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은 2018년 42억1000만원에서 2019년 29억2000만원, 2020년 21억6000만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8년 21억원에서 2019년 14억원, 2020년 8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건비 상승 등 해외 현지법인의 비용 부담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매출액 중 4.6%가 국내에서 발생할 경우, 국내 생산액은 36조2000억원 증가될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 생산 증가액은 ▲자동차 8조6000억원 ▲전기전자 6조원 ▲1차금속 2조8000억원 ▲전기장비 2조4000억원 ▲화학 2조2000억원 순이었다.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리쇼어링을 통해 국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11조4000억원에 달했다. 주요 업종별 부가가치 증가액은 ▲전기전자 2조4000억원 ▲자동차 1조9000억원 ▲도소매 7000억원 ▲전기장비 7000억원 ▲1차금속 5000억원 순이었다.
해외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리쇼어링은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리쇼어링에 따라 직간접 일자리는 업종별로 ▲자동차 1만2000개 ▲도소매 1만2000개 ▲육상운송 4971개 ▲전기전자 4730개 ▲제조임가공 4527개 순이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공급망 재편, 해외진출 제조기업의 실적 악화는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의 복귀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세제 지원, 보조금 등 리쇼어링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동시에,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근본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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