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올해 박학주 대표 체제에 들어선 NH-아문디자산운용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사업연도의 9부 능선을 넘긴 가운데 예년 연간 실적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뒀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처음 뛰어든 2018년 이후부터 지속해온 테마형 우위 전략을 지속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23일 NH-아문디운용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한 585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일임 대가 성격의 자산관리수수료(107억원→158억원)와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364억원→418억원)가 동시에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NH-아문디의 3분기 영업수익이 5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옛 NH-CA자산운용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고 나서 성장 가도를 달려온 NH-아문디운용은 2017년(3분기) 296억원, 2018년(3분기) 400억원, 2019년(3분기) 404억원, 2020(3분기) 484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영업수익 585억원은 사상 최대 연간 실적으로 남아있는 719억원(2019년)에 근접한 수치이기도 하다.

아울러 연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253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3분기 187억원을 기록한 순이익도 종전 실적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NH-아문디운용의 연간 최대 순이익은 2019년 달성한 217억원이다.

올해 1월 NH-아문디운용 수장에 오른 박학주 대표가 부임 첫 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할 수 있었던 건 ETF 시장을 집중 공략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NH-아문디운용은 'ETF 시대'로 요약되는 올해 운용업계에서 관련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린 곳 중 하나다. 특히 금융투자 업계 큰손으로 부상한 MZ세대를 겨냥해 'K-시리즈'로 불리는 테마형 ETF를 공격적으로 내놓았다. 지난 7월 'HANARO Fn K-POP&미디어', 'HANARO Fn K-게임', 'HANARO Fn K-반도체'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출시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지난 2월 'HANARO 탄소효율그린뉴딜'로 포문을 연 NH-아문디운용은 'HANARO Fn친환경에너지'(4월),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9월), 'HANARO KRX기후변화솔루션'(10월) 잇따라 선보이며 ESG 투자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마 상품에 집중하는 ETF 전략은 NH-아문디의 시장 내 입지가 올라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NH-아문디운용의 ETF 운용자산(AUM)은 1조7818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 NH-아문디운용에 앞서 있던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제치고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달 선보인 메타버스 테마 상품에 이어 이달 24일 'HANARO Fn 골프테마 ETF'와 'HANARO 200 Top10 ETF' 상장이 이뤄지는 만큼 남은 4분기에도 수수료 수익 증대가 기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