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토니모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부 자금을 조달한다. 저가 화장품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우후죽순 생겨난 업체들로 경쟁이 심화된 데다, 코로나19로 로드샵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 보니 자체 영업 만으론 현금 확보가 쉽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토니모리는 지난달 8일 이사회를 열고 300억원(보통주 567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발행가는 5290원이며, 조달 자금은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우선 토니모리는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금 가운데 178억원여를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해당 BW는 2019년 250억원 규모로 발행됐고, 앞서 63억원어치는 주식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토니모리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전환 주식에 대한 중도포기권리 옵션을 행사했고, 이후에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총 금액의 71.3%에 해당하는 178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신청했다. 올 상반기 기준 토니모리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322억원을 보유 중인 것을 고려하면 자체 자금으로 급한 불 끄기가 부담스럽다 보니 외부자금을 조달하게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토니모리는 BW를 상환하고 남는 122억원은 운영경비로 활용할 방침이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으론 정상적인 경영이 쉽지 않을 만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토니모리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순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018년부터 줄곧 마이너스(-) 행렬을 그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음에도 보유 현금은 매년 줄고 있다. 2016년 대비 올 상반기만 봐도 토니모리의 현금성자산은 111억원(433억원→322억원) 감소한 반면, 차입금은 같은 기간 890억원(40억원→930억원)이나 급증했다. 즉 BW 상환 외에도 곳간은 말라가는데 커진 빚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 한 관계자도 "토니모리가 화장품 업계 불황에도 무리하게 외형 확대에 나섰던 탓에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며 "2017년 자회사 메가코스를 설립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중국 사드(THAAD) 사태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게 뼈아팠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재무 개선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토니모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클린뷰티라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자사몰을 비롯해 플랫폼 영업 등 국내외 온라인 판매채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실적 및 재무지표 전반에 대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W 상환 이외에도 상당 금액의 운영자금이 확보되므로 추가 유상증자나 CB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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