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올해 주식에 직접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특히 2016년 ISA 제도 도입 당시 강자 자리를 차지하던 NH투자증권이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7개 증권사의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58만2197명으로 집계되면서 한 달 만에 150% 급증했다. 지난 2월 말 첫 출시 당시 1만4950명을 기록했지만 3월 말 23만1943명을 기록한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잔액 역시 2월 말 기준 62억원에서 4월 말 6888억원으로 늘어났다.

중개형 ISA는 국회가 ISA 활성화를 위해 작년 말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투자 허용 대상을 일반 주식에 까지 확대하면서 출시됐다. 중개형 ISA는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어 예적금, 펀드, 파생상품(ELS·DLS) 등의 금융상품만 담을 수 있던 신탁형·일임형 ISA보다 투자 대상이 넓다. 비과세 혜택도 기존 ISA와 같이 200만원까지 가능하다. 지난 2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출시했고 미래에셋·한국투자·KB증권·하나금융투자(3월), 신한금융투자(4월) 등이 후발 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에서는 특히 NH투자증권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2016년 ISA가 출시된 이후 1년 만에 판매잔고 1805억원을 기록했고 일임형 ISA 평균 수익률이 은행·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4.58%)을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게다가 ISA 계좌 대부분이 출시 첫 해 개설돼 올해 ISA 계좌 만기가 대거 돌아온다"며 "이에 맞춰 중개형 ISA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SA 계좌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ISA 모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중개형 ISA 계좌로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가 가능한 데다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어서다. NH투자증권의 지난 1분기 기준 브로커리지 M/S(시장점유율)은 9.5%로 전년동기대비 1.3%p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채널 고객자산 역시 전년동기대비 223.8% 급증한 26조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리테일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중개형 ISA와 연계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개형 ISA 계좌만으로는 수익이 크게 발생하지 않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시너시 효과를 염두에 두고 계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주거래 증권사가 정해지면 그 증권사와 주식거래, ELS 등 다양한 상품 등으로 다변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은 출시 초기부터 공격적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ISA 내 주식 또는 금융상품 1000만원 이상 가입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40명에게 1000만원 한도로 연 14%(세전) 특판RP(91일물) 가입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개형 ISA에 가장 먼저 진입한 만큼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해당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며 "고객에게 이벤트 형식으로 혜택을 주는 것이 같은 비용을 쓰더라도 홍보 효과가 좋아 이런 이벤트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투자가 불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기존 ISA 고객들 중 만기 때까지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고객들은 중개형 ISA로 옮겨간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