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는 신지윤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현성바이탈 지분 31.6%를 200억원에 매입한다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는 계약 체결과 동시에 매매 대금을 모두 신 대표 측에게 지급했다. 

거래 주식수는 1000만주다. 주당 매매가를 2000원으로 책정했다는 의미다. 4000원을 넘어선 현성바이탈의 현 주가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수치다. 1000원대 초반이던 현성바이탈 주가 급등 시점이 8월 중순 이후라는 점에서 매매가를 현재 시세 기준으로 책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는 현성바이탈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바로 다음날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했다. 현성바이탈 주식 전량을 담보로 맡기고 170억원을 차입한 것이다. 담보가치는 399억원을 인정받았다. 최근 시세를 반영한 주당 4085원을 기준으로 책정했고, 담보인정비율(LTV)은 40% 가량이었던 셈이다.

코스닥 상장사 M&A의 상당수가 매입 대상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의 주식담보대출 역시 신지윤 대표 측에게 지급할 거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실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양수·도 대금이 2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로서는 자체 자금을 30억원만 들이고 시가총액 1300억원 짜리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를 짤 수 있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의 2018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4억원에 불과하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로 자본잠식 상태다. 이런 상태의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가 단기간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장사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당 관계자들은 매입 대상 지분을 담보로 잡는 대출이 사실상 유일한 조달 방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침 현성바이탈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은 점은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에게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했다. 담보가치를 대폭 끌어올려 더 많은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동시에 신 대표 측에게 제안할 수 있는 매수가 또한 높아지는 효과를 낳았다.

한성바이탈 주가가 1000원대 초반이었던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같은 규모의 지분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은 52억~53억원(동일 LTV 적용시)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가가 4000원대를 넘어서고, 그만큼의 담보가치를 지니게 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은 2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는 신 대표 측으로부터 구주 지분을 매입하는 것과 별개로 173억원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현성바이탈에 투입하기로 했다. 유증 발행가는 2545원으로 8월 한 달 동안의 가중산술평균주가에서 10%의 할인율을 적용해 책정했다.  유증 발행가 역시 최근 시가와 상당한 격차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납입에 성공만 한다면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는 막대한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증 납입일은 오는 11월 15일이다. 만약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가 유증 대금까지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면 현성바이탈의 주가는 이 시점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상승해야 한다. 사실상 유일한 조달 방안인 주식담보대출을 위해 담보가치를 충족시켜야햐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