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올해 국내 기업공개(IPO) 주관시장을 독주해온 NH투자증권이 경쟁사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의 하반기 선전 여부에 따라 NH가 2015년 이후 잃었던 왕좌를 4년만에 되찾을 지 판가름날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중 상장 주관 시장을 주도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에만 5건의 IPO를 주관했다. 최대어로 불렸던 현대오토에버를 시작으로 드림텍, 카스텔바작, 컴퍼니케이파트너스, SNK 등을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 잇따라 상장 시켰다. 주관 규모는 업계 최대인 4209억원에 달한다. 경쟁 증권사를 압도하는 규모다.  

지난해 업계 4위(9건, 공모규모 2025억원)에 머물렀지만 상장시점을 연기했던 현대오토에버 등의 상장을 이끌어 내며 4년만에 업계 1위 자리로 올라섰다.  NH투자증권은 이후에도 3건의 상장 주관을 더하며 8월말 기준 8건의 IPO 주관을 담당했다. 건수별로는 한국투자증권과 공동 선두를 기록중이다.  

경쟁자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지난 2018년 NH투자증권을 앞지르며 업계 수위(12건, 4942억원)를 차지했던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중 4건의 상장을 주관했다. 하지만 주관 규모는 526억원에 그쳤다. 이후 2건의 상장을 추진하며 8월말까지 총 6개 기업의 증시 입성을 이끈 미래에셋대우도 연내 올리패스, 가나마린, 바이오스펙트럼, GES, 알케이, 눈미디어, 코스펙정보, 태봉산업 등의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건(3596억원)의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중 2건(290억원)의 IPO를 이끄는데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하반기 시작과 함께 세틀뱅크, 플리토, 슈프리마아이디, 그린플러스, 레이, 에스피시스템 등 6건의 IPO를 마무리하며 주관 건수를 8건(1632억원)으로 늘렸다. 건수기준으로 NH투자증권과 동률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독크린텍과 롯데리츠, 라닉스, 한화시스템 등의 상장 주관도 맡고 있어 ‘맹추격’에 나설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코리아센터, 지누스, SJ그룹 등의 10여개 기업들의 상장을 주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계획대로 IPO를 이끌며 올해 상장주관 1위(건수 기준)에 오른다면 2015년 이후 4년 만의 1위(18건)로 올라서게 된다. NH투자증권의 IPO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중곤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장이 내걸었던 '연내 20곳 이상의 기업 상장 주관' 목표도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증시 환경 속에 우려되는 기업들의 상장 철회나 연기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다. 일반적으로 IPO시장은 4분기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상장이 4분기에 몰리면 자금시장 부담이 늘어나고 공모규모가 기대에 못미쳐 아예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루는 기업들이 많다. 

NH투자증권은 남은 기간동안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기업들의 상장 철회나 연기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하반기 시작과 함께 이성희 전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 팀장을 ECM본부 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회계사 출신인 이성희 부장은 20년 가까이 IPO업무를 담당해온 전문가다. NH투자증권은 기업들의 상장과 기업가치 평가과정에서 불거질 잡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IPO 전문가를 영입해 상장 철회나 연기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IPO주관 역량올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40대인 김중곤 ECM본부장을 선임하며 세대교체에 나섰다”며 “NH투자증권이 IPO주관 1위 탈환에 성공한다면 김중곤 ECM본부장 체제가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