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블록체인 협회…“구심점 절실”
블록체인에 편향된 협회들…거래소를 위한 협회 없다

블록체인 관련 협회가 속속 늘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 기조를 보이는 정부정책에 공동으로 대응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오히려 업계는 ICO(암호화폐공개) 등 블록체인의 핵심인 ‘암호화폐 발행과 거래’ 관련 공통된 목소리를 반영하는 협회나 단체는 없다고 지적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블록체인단체연합회, 한국블록체인콘텐츠협회,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블록체인경영협회 등이 새롭게 출범했다. 현재 파악되는 블록체인 관련 협회나 단체(가나다 순)는 블록체인법학회,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 한국IoT블록체인기술연구조합,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한국블록체인협단체연합회, 한국블록체인협회,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등 10여개가 넘는다.


하지만 실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협회는 없다는 것이 업계 불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FATF 권고안 시행으로 암호화폐 거래 법제화가 논의되고 있지만 이해타산이 맞는 소수업체들만 비공식적으로 입장을 전달할 뿐, 협회는 나서지 않고 있다"며 "일부 목소리가 큰 기업 위주로 의견이 전달돼 소수의 기업만 살아남는 불균형적인 결과를 낳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핀테크와 블록체인은 지원하고, 암호화폐는 부정적 기조를 유지하다보니, 협회들도 암호화폐에 대한 언급은 뒷전으로 빼둔 상태다. 특히 블록체인관련 상당수가 정부기관으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아 당당하게 움직이는 반면, 암호화폐에 중심을 뒀던 협회는 여전히 설립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인가를 받은 사단법인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한국핀테크연합회, 블록체인경영협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 한국블록체인콘텐츠협회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등이다.


반면 여전히 금융위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한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지난한해 거래소 자율규제심사, 토큰별 ICO규제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며 투명하고 신뢰받는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힘썼지만 실명 기반 가상계좌 발급이 막히면서 올해 활동이 주춤해진 상태다. 여전히 신규계좌 발급은 막혀있고 중소규모 거래소와 블록체인프로젝트의 폐업이 이어지며 신규회원사 유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블록체인협회 회원사는 지난해말 기준 74개에서 현재 62개로 줄었다.


이에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암호화폐거래소 중심단체라는 이미지를 넘어 블록체인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협회로 외연을 넓히기로 했다. 이를 위해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업계의 니즈를 파악하고 지난달 정식 모임을 통해 20여개 기업과 만나 의견을 모았다. 또 글로벌 프라이빗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의 주요 임원과 만나 포괄적 인적교류와 업무협조 체계 구축을 합의했다. R3는 세계 200여 개의 금융기관, 국가기관이 참여 하고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코다의 운영주체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협회는 전략기획위원회를 신설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신규 인사를 영입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의 리뉴얼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협회 관계자는 “블록체인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은 기존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해 여러 이슈를 뒤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갑수 회장 역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상자산 관련 주석서와 지침서가 발표된 만큼, 국내외 블록체인 산업 상황을 분석하여 향후 제도의 방향 설정을 논의할 TF팀을 협회 내에 구성하는 등 국내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 법제화와 관련해 거래소 규모에 따라, 블록체인프로젝트에 따라 모두 입장이 다르다”며 “실명계좌를 보유한 기업, 자금력을 갖춘기업, 법안 시행시 생존이 불가한 소규모 기업이 다들 제각각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관계자는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외연을 블록체인으로 넓혔는데 이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블록체인관련 협회가 넘쳐나고 인가 받은 곳도 많은데, 다른 협회와 비교해 차별화된 점을 보여주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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