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동 기자]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시중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불안한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자산을 늘린 소호대출의 명목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연체율의 절대적인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상·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경기부진에 따른 여파가 곧바로 나타날 수 있어 주목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 6월말 기준 0.32%로 지난 3월말에 비해 0.01%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0.13%, 0.35%, 0.32%로 대기업을 제외하면 모두 0.01%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소호(SOHO) 대출의 연체율은 0.25%로 전기 대비 0.04%포인트 올랐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0.05%포인트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해당 연체율에는 해당 분기에 상각 내지 매각 처리한 대출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실질연체율은 더 올라갔을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오름세다.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 6월말 기준 0.31%로 0.02% 올랐고 이 중 기업대출 연체율이 전분기 0.30%에서 0.34%로 0.04%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금은 0.38%로 전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상각과 매각을 포함한 신한은행의 기업대출금 실질연체율이 지난 1분기 0.41%에서 2분기 0.43%로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대출금의 실질 연체율은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실질연체율도 소폭 올랐다. 하나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 6월말 기준 0.25%로 전기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0.05% 떨어져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없어 보인다. 다만 상각과 매각을 감안한 기업대출 실질연체율은 0.44%로 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년 전과 비교해보면 0.08%포인트 하락하긴 했지만, 올해 2분기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108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718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부실채권 매각으로 연체율이 축소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와 기업대출 연체율이 모두 올랐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금 실질 연체율은 지난 6월말 현재 0.31%로 전기 대비 0.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실질 연체율은 0.03%나 올랐다. 기업대출 실질연체율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06% 떨어졌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1년 전과 비교해서 0.05%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 2분기 0.61%로 전기 대비 0.06%포인트 떨어졌지만 1년 전(0.56%)과 비교하면 0.0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98%로 전기 대비 0.23% 뛰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26%포인트 낮은 연체율이지만 3분기 연속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중소기업 전문 은행인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총여신 명목 연체율은 6월말 기준 0.50%로 전기 대비 0.07%포인트 떨어졌고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도 0.54%, 0.24%로 전기 대비 각각 0.07%포인트, 0.0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대손상각액(3440억원)과 매각액(2520억원)이 지난해 2분기(상각 3660억원, 매각 2860억원)와 비교하면 오히려 줄어 실질 연체율 측면에서도 자산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모습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