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최하위 불명예…이사회 운영·주주배려 '엉망'
15개 中 1개 항목만 준수…핵심지표 이행률 '꼴찌'

영풍그룹 지주사격 회사인 영풍이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영풍은 한국거래소, 금융위원회가 기업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마련한 '핵심지표 15개'를 대부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자산 2조원 이상 170개 상장기업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마쳤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기업의 지배구조를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로 나눠 총 10개의 핵심원칙, 23개의 세부원칙 등 총 83개의 문항을 기업이 답변한 자료다. 특히 기업은 이 중에서 15개의 핵심지표를 꼽아 준수 여부를 O, X로 표시해 별도 첨부했다.


영풍은 핵심지표 15개 문항 중 1개 항목만을 준수해 170개 상장기업 중 꼴찌였다.

◆사외이사 영풍 출신 多…독립성 결여


영풍의 사외이사는 최문선, 장성기, 신정수씨로 총 세 명이며, 모두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는 회사와 독립적인 외부 인물이 내부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와 긴밀한 인물이 사외이사직을 맡거나 한 인물이 오랜 기간 동안 사외이사직을 맡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단순 대주주 의견에 동의하는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영풍은 이사회 운영 부문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최문선 사외이사는 영풍그룹 역사와 내부사정을 훤히 아는 '영풍 빠꼼이'다. 1964년 영풍에 입사해 이사, 부사장직을 거쳤으며,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영풍통상의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1999년부터 영풍 상근감사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2016년 다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되면서 영풍과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장성기 사외이사는 6년 초과 장기 재직으로 논란을 사고 있다. 장성기 이사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영풍 사외이사로 10년 넘게 근무했다. 또 장 이사는 영풍 사외이사에 오르기 전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계열사 코리아써키트 사외이사, 인터플렉스의 사외이사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영풍그룹과 인연을 맺기 전에는 환경부 경인지방청장으로 근무했다.


신정수 사외이사는 상법상 위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신 이사는 영풍이 36.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리아써키트 사외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상법상 자본금 5% 이상을 출자한 법인의 이사, 집행임원, 감사 및 피용자는 출자회사 이사가 될 수 없다. 또 신 이사는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경기고 동문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아연제련업을 영위하는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그 동안 의결권자문기관은 위에서 언급한 세 사람이 회사와 긴밀한 인물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며 여러차례 지적해왔다. 영풍은 이 같은 문제를 자세히 적시해야 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의무 제출해야 하는 올해까지도 이 문제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주주 소통 & 감사기구 운영 '소홀'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소홀했다. 영풍은 관련 핵심지표인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등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 


특히 영풍 주주는 주주총회 안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기간을 권장일(28일)의 절반 수준만 부여받았다. 영풍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주주총회 17~20일 전에 주총소집결의 공시를 게재했다. 주총 소집공고는 주총 14일 전에 공시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주총 4주전에 기업이 미리 관련 내용을 공고하도록 권고한다. 주주가 충분하게 안건을 검토하고 의견을 회사에 전달토록 하기 위함이다. 


영풍은 배당 정책이나 계획도 공유하지 않았다. 회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배당을 시행했지만 가변적인 경영상황에 따라 정책,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에게 이를 안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사기구 운영 지표에서도 준수율이 낮았다. 감사기구 관련 지표 5개 중 '내부감사기구 회계 전문가 존재' 항목만을 이행, 나머지 4개 항목은 불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풍 측은 감사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은 관련 규정 부재로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은 향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다른 기업보다 지배구조가 양호할 것으로 기대했던 지주회사가 전체 평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며 예상을 깼다"며 "이는 (영풍그룹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집단이) 지주사 설립을 지배구조 개선 차원보다 주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간 순환출자 해소, 대주주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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