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하반기 후판價 협상 ‘배수의 진’
철강 “무조건 올려야” vs. 조선 “인상 여력 없다”
▲조선사와 철강사들이 하반기 가격협상을 시작했다.


국내 조선사와 철강사의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이 시작됐다. 두 업계 모두 수익성 확보를 위해 ‘배수의 진’을 친 만큼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후판 3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와 조선사들은 올해 하반기 조선향 후판 물량과 가격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과 올 하반기 물량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물량 조율이 완료되면 곧바로 공급가격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은 올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을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연초부터 고가 원자재 매입으로 높아진 원가부담 해소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S&P 글로벌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후판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올 1월 톤당 72달러(호주산 분광 62%, 중국향 CFR기준) 선에서 7월 19일 톤당 121.9달러까지 치솟았다. 고로 조강원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올 상반기에만 톤당 약 8만~9만원의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철강사들은 이에 앞서 지난 5월 타결된 상반기 가격협상이 동결로 결정되면서 원가 인상분을 후판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큰 폭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강사 관계자는 “그 동안 후판업계는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큰 손실을 감수해왔다. 최근 조선 수주 개선과 함께 후판 생산원가도 치솟고 있어 하반기 가격 인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큰 틀에서는 후판가격 인상에 수긍하는 태도이긴 하나 인상 폭 최소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신규 수주가 늘고는 있으나 기존에 계약한 건조 물량 대부분이 저가 수주 물량들이기 때문에 최소한 올 하반기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총 매출의 2~9% 선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후판가격이 1% 인상될 경우 조선사 영업이익 1~3%가 하락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선박 종류에 따라 후판 구매비용은 건조원가의 10~20%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며 “아직까지 대부분 조선사 사정이 어렵다보니 소재가격에 대한 인상여력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급보다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후판시장에서 국내 철강사들의 인상 요구가 온전히 관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국산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후판 매입 확대를 적극 검토하는 상황이다. 중국 현지 후판 생산업체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국산과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는 후판 물량에 대해 중국산 매입을 타진 중이다. 중국 생산업체들도 수출 확대가 절실한 입장이어서 향후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조선사들의 수입 대체 움직임은 결국 국산 후판 공급 축소로 귀결될 수 있어 철강사들의 인상 폭 조정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절박한 기로에 선 양 업계가 하반기 협상에서는 어떠한 결과를 도출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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