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투자보국 20년
성장자본 수출시대 이끈다
③성장 정체 국면 극복 위해 5억弗 해외 전용 펀드 결성 추진


창립 20주년을 맞은 스틱은 자본 수출시대의 주역이 되기로 했다. 자본 수출로 일군 성과를 국민들과 공유하겠다는 것이 스틱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가장 눈여겨보는 지역은 아세안(ASEAN), 그 중에서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다.


도용환 스틱 회장은 지난 12일 팍스넷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경제성장률이 완연환 둔화 시점을 나타낸 지금, 성장 자본 투자(그로스 캐피탈)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더이상 성장 단계의 기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의 투자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스틱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 경제가 정체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투자 전략을 고민해 왔다.  스틱의 근간 역할을 했던 벤처캐피탈과 그로스 캐피탈 사모펀드(PEF)는 고성장이라는 전제가 깔려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까닭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머지 않은 시점에 인도에도 현지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매력적인 국가라는 데에는 대다수 투자업계 종사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 대상 국가로서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어 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일례로 베트남은 필리핀보다도 국가 신용도가 떨어진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지 재벌 기업과 협업하지 않고서는 외국계 자본이 제대로 엑시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스틱이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고민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현지 사무소를 운영한 결과 "이제는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단행한 베트남 대체투자(마산그룹 소수지분 매입)도 스틱의 이같은 인사이트를 신뢰한 결과였다.


스틱의 자본수출은 벤처캐피탈과 그로스 캐피탈을 연계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의 스틱벤처스가, 성숙 단계에 접어든 기업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하는 형태다. 현지에서 인프라나 부동산 개발 관련 수요가 발생할 경우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본격적인 자본수출을 위해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해외 전용 PEF를 결성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놓지 않은 블라인드 방식의 해외 PEF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존재했지만, 스틱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자금을 내놓기로 한 기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 투자의 원칙은 간단하다. ▲국가별로 성장 단계에 맞는 업종이 무엇인지를 찾아낸 뒤 ▲해당 업종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인구의 80% 이상이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베트남에서 새우 치어 업체(UC씨푸드)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도 회장은 이같은 원칙을 "베트남에서 휴대전화를 만들겠다고 하는 업체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말로 요약했다. 


국내 투자는 '주포' 격인 스페셜 시츄에이션(SS) 부문이 이끈다. 스페셜 시츄에이션은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이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시도 등과 맞물려 가장 투자 기회가 많은 사모투자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은행(IB) 분야의 문외한들에게도 스틱의 존재를 알렸던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투자는 기존 FI와 대주주 사이의 주주간 계약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성사됐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상당한 거래였다.


스틱의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문은 1조2000억원 짜리 신규 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기업 관련 투자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문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영역이다. 자금 규모만 놓고 보면 외국계 자본보다 열세일 수 있지만, '투자 보국'이라는 사훈에 따라 대기업 투자에서 파생되는 유·무형의 이익을 국민들과 공유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대형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인수)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종합 대체투자 운용사로서 대형화를 이룩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지금은 중소·중견 기업 인수합병(M&A) 경험을 축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 회장은 "스틱이 바이아웃도 꽤 많이 연습을 해서 실력을 쌓았다"면서 "머지 않은 시간 내에 대형 바이아웃 투자 성공 사례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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