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지각 변동에 철강도 떨고 있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 합병 추진…막강한 철강 ‘바잉파워’ 획득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16시 47분 유료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초대형 합병을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 합병 추진에 주력 소재산업인 철강업계도 큰 파랑이 예고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31일 울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 분할을 승인했다. 향후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과 합작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완전자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눠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한국조선해양을 두고 그 아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등 4개 조선사를 거느릴 수 있는 구조다. 아직 국내외 기업 결합심사와 노조 반발 해소 등의 숙제가 남아 있지만 합병의 1차 관문은 통과한 셈이다. 개별 조선사 기준 글로벌 1~2위를 다투던 양사의 결합이 최종적으로 완료되면 압도적인 세계 1위 '공룡 조선소'가 탄생한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도 이번 합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제품 후판의 최대 수요산업인 조선시장 지각 변동은 철강에도 직간접적인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공룡 조선사 탄생..협상 주도권 내주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으로 국내 철강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가격 협상력 저하다.


조선과 철강업계는 매 반기마다 팽팽한 후판 공급가격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 결과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최근 몇 년간 양 업계의 협상은 단 한번도 수월하게 넘어간 적이 없다. 협상 타결이 1~2개월 지연되는 것은 예삿일이며, 때로는 반기를 훌쩍 넘겨 가격이 결정된 사례도 종종 있어왔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가격협상이 치열한 공방전으로 치닫는 가장 큰 원인은 서로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이라며, “조선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총 매출의 2~9% 선으로 추정된다. 결코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통합되면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공룡 조선사가 탄생한다. 특히 대우조선을 흡수한 현대중공업은 막강한 구매력(buying power)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약 270만톤, 대우조선해양은 약 100만톤 수준의 후판 매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후판 매입량을 합치면 370만톤에 달한다. 동기간 국내 전체 조선사들의 매입량이 490만톤 남짓이었음을 고려하면 80% 비중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향후 현대중공업이 막강한 구매 물량을 쥐고 흔들기 시작하면 국내 철강사들의 협상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현대중공업 구매 전략에 따라 후판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vs현대제철 조선향 물량 쟁탈전 ‘2라운드’


양사의 합병은 철강 내부 경쟁에도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양대 고로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조선향 물량 쟁탈전이 다시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후판 생산업체 가운데 현대제철은 가장 후발주자다. 현대제철은 고로 투자 종료 시점과 맞물린 2013년부터 후판공장을 가동해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범현대가(家)인 현대중공업의 물량 지원을 발판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동국제강 구매선을 모두 정리했고, 이에 동국제강은 포항 1,2후판공장 설비 폐쇄라는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고 몸집을 불리면 현대제철은 다시 한번 공격적으로 후판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포스코는 공장가동률 유지를 위한 물량 수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사이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범현대가(家)인 현대제철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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