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이익 격차 확대에 엇갈린 ‘희비’
높은 범현대家 의존도에 발목…최대 12% 벌어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이익률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양대 고로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이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그 동안 현대제철의 안정적인 이익 기반 역할을 해왔던 높은 그룹 의존도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형세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별도기준 분기 영업이익률 격차는 최소 3.8%에서 최대 11.9%까지 벌어졌다. 한 때 포스코 이익률을 제쳤던 현대제철 입장에서 보면 속이 탈 만한 일이다.


7월 말 예고된 양사의 올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도 포스코는 전년동기대비 13% 줄어든 7182억원, 현대제철은 33% 더 큰 폭 줄어든 2240억원에 그칠 것으로 금융권은 추산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공시)


최근 전반적인 수요산업 침체와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른 생산원가 부담 확대 등은 양사의 공통된 골칫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이익률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현대제철의 높은 그룹 의존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8년 첫 고로사업에 진출한 현대제철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家)의 든든한 지원으로 파죽지세의 성장을 보이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버팀목이었던 현대자동차가 중국발(發) 실적 추락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현대자동차는 자사 이익 하락을 명분 삼아 2017년 하반기 이후 단 한번도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 철강은 지속적인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나 사실상 현대제철이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현대제철 철강제품 가운데 자동차강판 생산 비중은 약 48%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90%를 현대기아차에 공급한다.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자동차강판은 연간 500만톤 수준을 웃돈다. 결국 현대기아차의 실적 추락은 방어막도 없는 현대제철에 고스란히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또 다른 주요 철강제품인 후판도 여건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제철은 후판사업 진출 이후 연간 120만~150만톤 가량의 조선용 후판을 현대중공업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연 후판 생산량이 260만톤 전후임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을 현대중공업에 의존하는 셈이다.


그러나 조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현대중공업과의 올 상반기 가격협상에서 후판 가격은 동결로 마무리됐다. 올 상반기 내내 원료가격 급등으로 늘어난 톤당 5만원 이상의 생산원가 부담을 전혀 제품가격에 전가시키지 못한 것이다.


반면 포스코는 현대제철의 고로사업 진출 이후 공급처 다각화에 집중해왔다. 포스코가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자동차강판은 연 70만톤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물량은 10곳 이상의 해외 완성차 업체들에게 골고루 뿌려진다. 포스코가 현대제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실적 압박에서 자유로운 이유다.


포스코는 조선향 후판 공급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루트를 다양화하며 위험부담을 줄이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달러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로 수출 물량이 많은 포스코는 환차익이라는 덤까지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고로사업 진출이 오히려 포스코의 공급 루트 다각화의 기폭제가 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그룹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향후에도 안정적 실적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제철은 뒤늦게 매출처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강판 물량 확대 등을 통해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자 노력중이다. 현대제철은 2017년 37만톤의 자동차강판을 글로벌 자동차사에 공급했다. 2018년에는 이를 58만 톤으로 늘린 데 이어 올해 목표는 80만톤까지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고객 기반 다변화와 고부가 강종 확대를 통해 2021년까지 연 120만톤의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룹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 수익성을 증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현대제철 이익 개선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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