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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웅진의 엇갈린 운명
권일운 기자
2019.06.28 15:02:09
"딴 데는 몰라도 너희들은 안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특정 상대방을 콕 집어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겠다고 나선 웅진그룹에게 MBK파트너스가 보인 반응이 이랬다.

시기가 미묘했다는 점에서 그랬을 수 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의사를 천명한 시점이 MBK파트너스와 한참 법정 다툼을 벌이던 시기였던 까닭이다. 당연히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기가 찰법 했다. 2012년 코웨이 M&A를 진행할 당시 웅진그룹이 보인 썩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에 대한 기억도 남아있던 시기다.

웅진그룹이 돈보따리를 싸들고 나타나자 상황은 반전됐다. 웅진그룹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영혼까지 끌어 모아' 1조7000억원이라는 실탄을 마련했고, MBK파트너스에 재차 구애를 보냈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값을 치르겠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웅진그룹은 그렇게 고토를 회복했다.

MBK파트너스의 바짓가랑이를 잡아 가며 다시 품은 '웅진' 코웨이는 석 달만에 탈을 일으켰다. 정확히는 코웨이를 집어삼킨 웅진그룹이 중병 진단을 받았다. 허리띠를 졸라맨 채 몇 년은 버틸 것 같았던 웅진그룹이 100일도 지나지 않아 사명까지 바꾼 웅진코웨이를 다시 토해내기로 했다는 점은 특히 충격적이었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 결정은 무리수도 보통 무리수가 아니었다. 대다수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 그랬다. 결과론이 아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물론 신용평가사들이 지난 1년여간 한결같이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을 분석하는 능력은 동북아에서 으뜸인 MBK파트너스의 계산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 본다.

MBK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 운용사는 I. 좋은 기업을 II. 싼 값에 인수한 뒤 III. 비싼 값에 되파는 능력이 최우선 덕목이다. 인수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려 배당까지 잘 받으면 금상첨화다. 거래 상대방 또는 투자 기업의 미래에 대한 비용을 MBK파트너스가 짊어질 필요는 없다. 이렇게 보면 코웨이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서 적어도 MBK파트너스만은 제대로 능력발휘를 했다. 

MBK파트너스의 출중함 덕분에 코웨이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은 또다시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사그라들지 않는 기업가정신도 한몫 했다.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M&A와 엑시트는 사모펀드 운용 사례 중에서도 꽤 오랫동안 회자될 듯 싶다. 웅진그룹에게는 중병을, 코웨이 이해관계자들에게는 불확실성을 안겨다준 이번 사례가 어떻게 평가될지 자못 궁금하다. 특히나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 자본의 사회적 영향력이 집중 조명되기 시작하는 시기라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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