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델타항공, 한진칼 감시·견제 함께하자”
한진칼 지분 4.3% 취득 환영 표명 속 총수일가 백기사 역할 견제


행동주의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4.3%를 매입한 미국 델타항공사에게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21일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투자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환영하지만 총수일가의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관행들이 만연한 만큼 총수일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KCGI 관계자는 "델타항공 이사회는 경영진이 직원, 고객, 정부관계자와 대중들의 이해관계를 적절하게 고려하는지 감독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기업지배구조에 관해 KCGI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에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다만, 한진그룹은 아직까지도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되지 않았고, 대한항공과 그룹 계열사들에는 오너 일가의 갑질과 독단적 의사결정으로 인한 잔재와 비효율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수일가가 여러 계열사의 임원직을 겸직하면서 계열사들로부터 과도한 급여와 퇴직금을 받아가는 문제, 호텔 등 유휴자산과 비수익자산으로 인한 높은 수준의 부채비율과 수익성 저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경영투명성을 세계 기준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와 견제 역할을 동료주주로서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델타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대한항공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양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뒤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조인트벤처를 설립, 올해 운영 1주년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는 양사가 하나의 항공사처럼 출·도착 시간과 운항편을 유기적으로 조정해 항공편 스케줄을 최적화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이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에게 우군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면서 2대주주인 KCGI의 입장표명에 관심이 쏠리던 상황이었다.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등을 통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의 지분 15.98%를 보유, 2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한진칼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지분 17.84%) 등 총수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28.93%를 갖고 있는데, 우호세력으로 떠오른 델타항공의 지분을 더하면 지분율은 33.23%로 확대된다. 이는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KCGI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총수일가 중 일부는 밀수, 탈세 등 다양한 불법적인 행위들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거나 재판 진행 중에 있다”며 “델타항공이 KCGI와 함께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불법이나 편법 행위에 대해 세계 수준의 준법감시를 적용하도록 공조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1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스스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만에 하나,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측과의 별도의 이면 합의에 따라 한진칼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법률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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