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잇따라 원화 입출금을 중단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한 암호화폐의 시세가 오르고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보이스피싱 등 이상 거래가 감지되는 사례가 늘어 은행이 계좌를 동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9일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는 현재 원화 입출금이 중단된 상태다. 고팍스는 지난 15일 공지를 통해 “거래소 이용자들을 이용한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과 자금 세탁 범죄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용자 보호를 위해 부득이하게 입출금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과 협의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거래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팍스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를 이용한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은 ▲코인거래 대행 아르바이트 모집 ▲저리 대환 대출 권유 ▲물품 구매대행 및 재택근무 사칭 암호화폐 거래 대행 모집 ▲암호화폐 집단투자 권유 및 암호화폐 담보 대출권유 등의 방식으로 행해진다. 

한편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이날 암호화폐 범죄 근절과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신고포상금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고팍스 뿐 아니라 실명확인 입출금 가상계좌가 발급되는 거래소들도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입출금 정지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가상계좌가 발급되는 4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중 한 곳인 코빗은 지난 10일부터 원화 입출금 중단·재개가 반복되고 있다. 

코빗 관계자는 “최근 이상 거래가 자주 발생해 원화 입출금이 중단됐다가 가능해지면 공지를 통해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집금계좌를 쓰든 가장계좌를 쓰든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하면 예외 없이 은행이 계좌를 동결한다”라며 “범죄에 이용된 금액을 거래소가 빠르게 감지하고 즉시 반환하면 계좌가 동결되지 않기 때문에 각 거래소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범죄 발생으로 인한 계좌 동결 사태를 막기 위해 대비중인 거래소도 있다. 후오비 코리아는 지난 13일 공지를 통해 원화 입금이 일시 중지 된다고 밝혔다. 

후오비는 “자금세탁방지(AML, Anti Money Laundering) 정책 강화에 따라 원화 입금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원화 입금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오비의 원화 출금은 19일 오후부터 가능해졌지만 입금 재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후오비 관계자는 “범죄가 발생해 원화 입출금이 자주 정지되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 때문에 범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원화 입출금을 정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