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고도화·충전인프라·제도개선 시급
③혁신활동 미흡에 기술격차 발생…“車산업, 향후 3~4년 대응 관건”

[편집자주] 미래 친환경차 개발이 한창이다. 대기오염에 주원인인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 수소차 등이 대안아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차종은 전기차다. 중국이 기술력과 보급력 등에서 가장 앞서있다. 일본은 연료와 전기를 함께 이용하는 하이브리드차량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순수전기차로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중국과 일본의 전기차 개발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전기차 개발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한국은 세계 최고로 급성장한 중국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일본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을 전폭 지원하며 시장을 키운 중국과 달리 한국은 2017년 이후 매년 축소되고 있다. 충전기를 비롯한 인프라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자동차업체들의 혁신활동이 저조한 탓에 전기차 부품 등 세계적 기업들과의 기술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운명은 향후 3~4년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전기차 보급은 2015년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의 전기차 보급대수(누적 기준)는 2015년 5838대에서 지난해 5만6994대로 불과 4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충전기도 5651기에서 4만5863기로 8배 이상 늘었다. ‘아이오닉’, ‘코나’, ‘니로’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신차가 출시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차원에서 전기차 구매보조금 등을 지원한 영향이다. 


정부의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승용차의 경우 900만원, 초소형차는 420만원, 버스는 중형과 대형이 각각 최대 6000만원, 1억원이다. 지자체들의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지역별로 상이하다. 올해 승용차 기준으로 서울은 450만원으로 가장 낮고, 경기·강원·충남·전남·경북·경남은 500만원~1000만원이다. 정부(환경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와 충전인프라를 각각 43만3000대, 9만기로 늘리기로 확정했다. 이어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충전인프라 13만5000기를 구축하고, 2030년에는 이를 각각 300만대, 20만기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하고 장기성장 궤도에 안착했다고 자평하지만 마주한 현실을 그렇지 않다. 


우선, 정부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구매보조금을 통해 시장의 규모를 늘리고 업체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킨 중국과 달리 역행하는 모습이다. 한국의 전기승용차의 구매보조금은 2017년 1400만원에서 지난해 1200만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900만원으로 더 낮아졌다. 전기승용차의 지원단가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초소형과 버스, 화물차 등으로 지원대상의 규모를 확대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인데 승용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보편적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충전인프라의 확충도 필수다. 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아직 일반 주유소의 3분의1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213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442개의 충전소를 설치한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3800여곳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했다. 공공기관과 연계해 전기차 충전소를 개방하고 전용주차공간도 마련했다. 하지만 양적 증대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충전기 사용빈도가 높은 지역과 부족한 지역을 고려한 설치, 충전속도 향상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향후 3~4년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당장 주변국가인 중국과 일본도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투자 계획은 200억달러(2018년말 기준)로 중국(570억달러)과 일본(243억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 전문가는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급성장 속에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지원을 통한 경쟁력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세계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자동차업계는 주요국의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규제가 유럽연합(EU)과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EU의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2030년까지 40% 감축하기로 했고, 그 일환 속에 유럽환경청(EEA)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부품기업의 낮은 기술 경쟁력도 문제다.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배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첨단센서와 차량용 반도체 등 다른 핵심부품들은 정기.전속거래 등의 사업관행 속에 기술 경쟁력에서 밀려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부품사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1.4%로 보쉬(7.6%), 덴소(9%), 델파이(7.2%)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배터리 사업의 강화도 주력해야 할 부분이다. 그간 중국이 자국 중심의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현지시장에서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중국정부가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어 관련 산업이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산업은 향후 40%대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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