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요한 기자] 우진이 중국 원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신규 사업을 통해 매출처 다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우진 이재상 대표이사는 동탄에 위치한 본사에서 가진 팍스넷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상반기 합작법인 설립이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중국 정부가 원전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또 “우선 철강 자동화 설비 관련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장기로는 원전 관련 수주가 회사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1980년 설립된 우진은 철강 산업용 계측 장비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영역을 확대해 원전, 석유화학,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 첨단 정밀 계측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한국수력원자력, POSCO, 동부제철 등이다. 특히 원전 노내핵계측기(ICI) 장비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동 중인 24기의 모든 원자력발전소에 계측 장비를 납품하고 있으며 교체용 예비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우진의 중국 파트너사인 중위그룹은 연간 매출액만 약 5000억원에 달하는 큰 기업이다. 이 대표는 “중위그룹 관계자들도 원전사업 확대를 원하고 있어 투자에 적극적”이라며 “업계 특성상 기술력이 중요한데,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과거 중국 진출에 실패한 국내 기업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위그룹은 중국의 한수원 격인 CGN에 압력용기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주력 원전 모델인 화룽1호기 부품 공급업체로 등록돼 있다”며 “현재 중위그룹과 함께 현지 시장조사 및 사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원전 건설 시장으로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해상 원전 20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중국은 2035년까지 140기 이상의 원전을 가동해, 현재 100여기를 보유한 미국을 앞지를 전망이다.

한편 우진은 지난해 부실 자회사 정리 및 구조조정 비용이 반영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980억원, 2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9.6% 감소, 적자를 지속했다. 당기순손실은 구조조정에 따른 자회사 처분손실 등으로 193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SVC, 효명이앤지 등 자회사 매각에 따른 결손금이 반영되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면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으로 현재 구조조정을 완료했기 때문에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우진은 수십명의 직원 감축과 조직 개편을 통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창사 38년 이래로 이러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처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신규사업인 원격검침사업도 본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발전소 정비용역을 수행하는 자회사 우진엔텍도 신규 정비용역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전체적으로 사업이 확장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자회사 우진엔텍은 매출 규모가 3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은 산업 특성상 가동이 멈췄더라도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발전소 정비용역을 수행하는 우진엔텍이 탈원전 정책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진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신규사업을 검토 중에 있다. 이 대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원전 사업 이외에도 전기차, 바이오 중유, 원전 재염 등 신규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