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스트’ 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유아용 제품 전문업체 보니코리아가 신뢰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보니코리아는 유아용 매트에서 피부에 유해할만한 양의 방부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2년전에 큰 홍역을 치뤘다. 당시 시험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유해성 여부를 두고 국가기술표준원과 다툴 예정이다.

[딜사이트 정강훈 기자] 보니코리아는 당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취지는 국가기술표준원이 보니코리아의 제품에서 채취했다는 유해 물질이 어떠한 과정으로 검출됐는지 시험편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보니코리아는 국가기술표준원이 2017년 11월에 중간 발표한 시험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아웃라스트 소재에서 방부제 성분인 벤즈아이조티아졸린(B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린(MIT)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웃라스트는 보니코리아가 유아용 매트 중 일부 제품에 사용한 소재로, 통풍과 체온조절에 강점이 있는 신소재다.

아웃라스트에서 검출된 MIT와 BIT는 보존제 및 살생제 역할을 하며 화장품, 세제, 물티슈 등 일상 생활용품에 폭넓게 사용된다. 하지만 피부가 과도하게 MIT, BIT에 노출될 경우 피부자극 및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인 안전기준은 BIT 5㎎/㎏, MIT 10㎎/㎏ 정도로 알려졌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아웃라스트에서 검출한 양은 BIT 10㎎/㎏, MIT 2㎎/㎏로, 영유아가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때 안전성이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당시 보니코리아는 국가기술표준원의 발표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재를 공급하는 독일의 아웃라스트에서 안전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국가기술표준원이 자체적인 시험 결과를 리콜을 권고하자, 보니코리아도 직접 검증에 나섰다.

보니코리아는 국내 한 대학에 의뢰해 아웃라스트에서 BIT, MIT 검출량을 확인했다. 시험 중간 결과를 받아본 보니코리아는 국가기술표준원의 시험 결과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됐다.

아웃라스트는 고체 상태의 소재이기 때문에 극소량의 물질을 검출하기 위한 샘플 채취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게다가 아웃라스트는 외부에 코팅이 돼있어 시험편 채취 과정이 더 어려운 편이다. 이 때문에 정밀한 장비를 동원했음에도 검출량이 시험마다 크게는 수십배의 차이가 발생했다.

보니코리아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자 어떠한 시험편을 토대로 검출량을 측정했는지 확인하고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시험편 채취에 따라 검출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십배의 오차가 난 데이터 중에서, 가장 값이 큰 데이터를 뽑더라도 국가기술표준원의 데이터보다 월등히 작다. BIT는 3분의 1 정도 수준이고 MIT는 정량한계 미만이어서 측정 불가라는 것이 현재까지 시험 결과다.

보니코리아는 외부 시험 결과를 토대로 국가기술표준원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국가기술표준원은 정보공개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보니코리아가 행정소송을 낸 것이다.

보니코리아가 승소할 경우, 국가기술표준원의 시험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다시 다퉈볼 수 있다. 당국에서 리콜 권고 조치를 내릴 당시 검출함량(BIT 10㎎/㎏, MIT 2㎎/㎏)을 기준으로 피부노출 위해평가를 실시했다. 검출함량이 달라질 경우 피부노출 위해평가 결과는 뒤집힐 수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당시에 아웃라스트가 피부 외에 호흡기에도 질환을 유발할만한 개연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국가기술표준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웃라스트는 호흡기에 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부에서도 무해한 것으로 입증될 경우, 국가기술표준원이 과잉대응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줬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