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신신제약이 미국시장 매출 확대를 위한 새판짜기에 본격 나섰다. 미국 법인의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자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방식에서 직접진출로 방향을 바꾸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신제약은 온라인 채널을 확대해 판매량을 늘린다면 머지않아 수익성까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신제약의 미국 법인 트라이넷(TRINET INDUSTRIES, INC)은 지난해 매출 18억원과 당기순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5억원) 대비 28% 줄어들었고 750만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트라이넷은 1991년 설립된 신신제약의 미국법인으로 의약품 도매 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일찍부터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 30여개국에 의약품을 수출하며 해외사업을 확장해 왔다. 최대 시장인 미국을 주요 공략지로 점 찍은 건 7년 전이다. 2017년 트라이넷을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미국 공략은 만만치 않았다. 트라이넷은 2020년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로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트라이넷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3억원이다. 종속회사 편입 이후 순손익도 2021년과 2022년을 제외하곤 지속적인 적자를 낸 영향이다.  

트라이넷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미국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뿐만 아니라 중국업체들까지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사업 진행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시장 부진으로 신신제약의 해외사업 전체 매출도 과거 대비 줄어들었다. 신신제약의 해외매출은 2019년 139억원으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5% 수준이었지만 2020년 13.1%(88억원)로 크게 떨어졌고 2021년 13.5%(100억원), 2022년 13.7%(12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해외사업 매출액은 143억원으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에 그쳤다. 

신신제약도 미국시장 공략이 잘 풀리지 않자 최근 새판짜기에 본격 돌입했다.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방식에서 직접진출로 방향을 바꾸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통사의 의뢰를 받아 제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OEM 방식은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성이 낮다. 직접진출을 통해 떨어진 수익성을 개선하고 자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택한 셈이다. 

신신제약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온라인 채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신신제약의 대표 브랜드인 '신신파스 아렉스'를 앞세워 판매 채널 다각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신신파스 아렉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210억원을 기록한 효자 제품이다. 그 외에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시장여건에 맞춰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채널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유통망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미국시장 변화에 대응하다 보니 OEM 방식에서 직접진출로 전략을 바꾸고 온라인 채널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며 "미국법인의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회사의 전체적인 해외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