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중국 시장 부진에 직면한 팀 쿡 애플 CEO가 중국에 무한 애정을 표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팀 쿡 CEO는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해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한다. 다시 중국에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애플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 연내 확장현실(XR) 기기인 '비전 프로'를 중국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해 애플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중국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6일(현지시간)에 애플이 지난 2월 중국에서 아이폰 240만대 출하에 그쳤다고 전했다. 1월 출하량 550만대의 절반도 되지 않은 수치다.

예년보다 길었던 춘제(중국의 ·2월 10~17일) 연휴에 따른 수요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중국 경제의 부진과 중국 정부의 공무원 아이폰 사용금지 조치, 부진한 중국 경제 등이 꼽힌다.

하지만 1월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39% 줄어든 수치다. 판매 부진의 늪이 예상보다 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의 변화에 팀 쿡은 중국 방문 기회를 적극 활용했다. 팀 쿡은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을 위한 중국 방문 일정인 22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을 만나 중국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약속했다.

23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팀 쿡 CEO와 왕 부장 접견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그 안에는 팀 쿡 CEO가 중국 공급망, 연구개발(R&D), 매장에 계속 투자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최근 상하이 R&D센터를 확장하고 초대형 매장을 별도로 연 사실도 언급됐다.

중국 상무부도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및 중국 기업을 위한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올해 중국에서 출시할 것이라는 언급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비전 프로는 북미 지역외 출시된 지역이 없다. 중국에 출시된다면 북미 지역 다음으로 출시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민감한 기술 분야인 AI와 관련해 애플이 중국 바이두와 함께 협업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바이두 내부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바이두가 애플의 아이폰16, 맥OS, iOS18에 AI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중국 정부의 규정을 준수하고 거대 중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중국산 초거대 AI 모델 기능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과징금 부과 등 줄이은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 쿡은 중국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