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OKX의 웹3.0 월렛(지갑)이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80개 이상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단순한 보관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면서 메타마스크 같은 지갑서비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 서비스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꼽혔던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를 개선하고 BRC-20 기반 토큰 거래를 지원하면서부터 사용자가 늘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OKX가 지갑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회원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2017년 설립된 OKX는 전세계적으로 2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가상자산 거래소다. '1세대 거래소'로 알려져 있지만 2021년 가상자산 투기 열풍 당시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지갑 기능을 강화한 후 거래량이 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잇는 최대 거래소로 성장했다. 

각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의 가상자산을 보관 혹은 이체할 수 있도록 지갑 서비스를 제공한다. OKX 역시 거래소 내에서 지갑을 이용할 수 있지만 스테이킹, 스왑, NFT구매, 디파이 등 지갑을 활용한 서비스는 거의 대부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비트, 빗썸 등 주요 거래소의 지갑과는 차별화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솔라나, 바이낸스체인 등 80개 이상의 메인넷과 연결돼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만큼 다양한 코인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OKX가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을 달군 BRC-20 토큰을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점이 지갑 서비스 성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BRC-20은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표준이다. 지난해 BRC-20은 가상자산 시장을 달군 트렌드로 떠올랐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인 코인게코는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비트코인에 기록된 누적 인스크립션(비문)은 5200만개에 달했다"며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 역시 사상 최고치롤 경신했다"고 밝혔다. 

BRC-20은 오디널스 프로토콜을 사용해 토큰을 발행하고 전송할 수 있지만 메타마스크 지갑에는 보관이 불가능하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BRC-20 기반 토큰 거래는 불편하게 설계돼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토큰의 발행과 투자자는 늘었지만 토큰을 보관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 연결하기 수월한 지갑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OKX는 BRC-20 토큰 서비스에 집중했다. OKX는 자사 지갑을 통해 BRC-20 기반 토큰을 발행하거나 스테이킹, NFT를 거래 등 관련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많은 사용자와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유입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제이슨 라우 OKX 최고혁신책임자는 역시 지난해 "OKX 지갑은 비트코인과 BRC-20 토큰의 스테이킹을 가능하게 하는 최초의 멀티체인 지갑"이라며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지갑 서비스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 역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OKX가 수이를 비롯한 다양한 블록체인 생태계와 파트너십을 늘리고 크립토피디아를 통해 다양한 리워드, 에어드랍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의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OKX내에서 NFT마켓플레이스 이용이나 스왑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 사용성이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 메인넷만 지원하는 지갑의 포지션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멀티체인과 여러 마켓플레이스를 지원하는 지갑이 앞으로도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