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금리인상 및 부동산 경기 침체를 기점으로 올해 상반기 재무건전성이 재차 악화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불경기에 따른 분양전환의 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임대주택 건설과 혁신도시 개발 등 정책사업 추진으로 부채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LH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자산매각 시도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LH의 올해 수익지표는 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조3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538억원 대비 41% 수준에 그친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부동산 시장 호조로 분양주택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현재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분양매출이 급속하게 줄어들며 외형이 축소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16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손실보전사업인 공공주택, 산업단지, 공공주택관리,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등에서 8048억원의 손실을 냈다. 신도시와 택지개발 수익으로 이익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손실보전사업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25.5%에 달한다.
LH는 자체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부채총액을 감소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주거복지 로드맵 등 정책사업 투자가 급증해 차입 및 부채규모는 증가추세에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H의 부채비율은 219.8%인데 이는 지난해 말 218.7%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019년 254.2%에서 매년 꾸준히 낮아져 2021년 221.3%로 2년 사이 33%포인트나 줄였다. 지난해에는 부채비율이 220% 아래로 내려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차입금이 늘어나며 다시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LH의 차입금 규모는 2019년 66조2917억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68조8749억원, 2021년 75조2511억원, 2022년 81조6491억원 등 코로나19 시기에 더욱 급격히 늘었다. 올해 반기 기준으로 LH의 차입금은 85조4031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분위기다.
자연스럽게 차입금 의존도도 함께 증가했다. LH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9년 37.6%였으나 지난해 말 38.2%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38.8%로 다시 소폭 상승했다.
LH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차츰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올해 말 부채비율은 220% 수준까지 예상하고 있다. 내년부터 기관의 자산을 늘려 부채비율을 낮출 계획이다. 2026년까지 LH는 약 215%로 부채비율을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의 대규모 출자를 통해 자본금은 안정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에 매년 조 단위의 출자를 이어오고 있다. 출자 규모는 2019년부터 2조원을 넘어서며 급격히 늘었다. 코로나19 팬더믹 시즌인 2021년엔 3조672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출자를 단행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2조2058억원의 출자를 단행해 자본금은 45조8315억원에 달한다. 2018년 자본금 30조원에서 5년 간 약 15조원이 늘어났다.
한국신용평가는 LH의 재무전망에 관해 "3기 신도시 사업비 투입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지출이 지속될 예정으로 당분간 외부차입의 확대가 예상된다"라면서 "다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 및 유상증자 등에 기반한 공사의 재무융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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