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미시간벤처캐피탈과 KT그룹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결성한 벤처펀드가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투자로 큰 성과를 내며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시간벤처캐피탈이 운용하고 KT그룹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한 288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펀드 'KT-미시간글로벌콘텐츠펀드'가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펀드는 지난 2013년 결성됐으며 만기는 올해 9월이다.

KT그룹은 자사의 통신망 및 인터넷TV(IPTV) 등의 가입자 수가 늘어나려면 결국은 양질의 콘텐츠가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는 인식하에 미시간벤처캐피탈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펀드를 결성했다. KT그룹은 전체 펀드 결성액의 약 90%를 출자하고 콘텐츠 유통망을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맡았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펀드 운용을 주도하며 KT그룹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다수 콘텐츠 및 관련 기업 등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대표 펀드매니저도 조일형 미시간벤처캐피탈 대표가 직접 맡았다.

펀드는 이미 원금 배분을 끝마친 상태다. 현재 남은 자산을 회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펀드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규모는 236억원이다.

북미 기반 웹소설 플랫폼 기업인 '래디쉬'에 투자해 대박을 낸 게 주효했다. 래디쉬는 지난 2016년 설립됐으며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약 5000억원에 인수됐다. 펀드는 2018년에 200만달러를 투자했고 총 1200만달러를 회수하며 투자회수(멀티플) 약 6배의 수익을 거뒀다. 달러화 강세 효과까지 반영하면 원화로 환산했을 때 멀티플은 7배 내외에 달한다.

이밖에도 펀드는 KT그룹 계열사가 배급하는 다수의 영화와 공연 등에 투자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KT의 종속회사인 KT알파는 영상콘텐츠의 디지털 판권을 확보하고 이를 IPTV나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등에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KT알파는 현재 약 1만7000여편의 2차 판권 및 150곳 유통처를 확보하고 있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지난 2002년 설립된 창업투자회사로 주로 문화콘텐츠 분야에 투자해왔다. 특히 영화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주요 트랙레코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소원', '범죄도시1', '1987' '터널' 등이 있다. 이중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지적재산권(IP)을 직접 매입하고 메인투자자로 참여해 큰 성과를 거뒀다. 영화의 순제작비는 50억원이며 전체 수익은 48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