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바이낸스가 한국어 서비스와 원화 표시 서비스를 중단했다. 금융위원회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에도 국내 사업자 신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하며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지속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10일 오후 2시경 한국어 지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바이낸스 공식 홈페이지 접속 시 '언어 설정' 목록에서 한국어가 삭제된 상태며, 가상자산 거래 시 가상자산 가격의 원화(KRW) 환산 표시 또한 사라졌다. 다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한국어 서비스가 여전히 지원되고 있다. 

바이낸스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해외 거래소에도 국내 거래소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금융 당국의 제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가상자산사업자 27개사에 국내 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오는 9월 24일까지 특금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 의무가 있다고 통보했다. 

해외 거래소들 또한 ISMS(정보통신관리체계)인증을 받아야 하며, 원화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에는 실명확인 계좌 또한 구비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를 어길 시 특금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처벌을 위해 국제 형사사법 공조 등을 추진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 2019년 한국 진출을 위해 국내 법인 바이낸스KR을 설립했다. 하지만 지난 1월 특금법 등 규제 장벽을 이유로 이를 해산했다. 그러나 바이낸스KR 종료 후에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국내에 '바이낸스 엔젤'이라는 이름의 서포터스를 운영해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한국어 서비스 종료로 바이낸스는 금융위가 밝힌 해외 거래소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가 밝힌 내국인 대상 영업의 기준은 한국어 지원 언어 지원과 내국인 대상 마케팅 등이다. 바이낸스는 해당 영업 행위 기준을 피해 가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낸스는 한국어와 원화표시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내국인들의 서비스 이용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한국어 서비스를 차단했을 뿐, 여전히 내국인의 가입과 서비스 이용 등에는 제한을 두지 않은 상태다. 

바이낸스 측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공지사항 등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