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SV인베스트먼트가 1년 전 투자한 앤씨앤 전환사채(CB) 회수 기대감을 높였다. 올 들어 앤씨앤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원금 대비 두 배 가까운 회수 성과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앤씨앤 CB 사채권자들은 이달 연이어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최근 주가가 CB 전환가액보다 크게 높아지자 평가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보통주 전환청구를 마친 CB는 약 125만주. 금액으로는 37억원 상당이다.
해당 CB는 앤씨앤이 지난해 7월말 발행했다.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다수 투자자를 상대로 175억원을 조달했다. 최초 전환가액은 2911원, 표면금리와 만기금리는 모두 0%로 설정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펀드 3개를 투자기구(비히클)로 활용해 80억원을 투자했다. △에스브이갭커버리지(Gap-Coverage)펀드3호 32억원 △에스브이갭커버리지펀드3-1호 18억원 △에스브이유니콘성장펀드 30억원 등으로 앤씨앤 CB를 나눠 담았다.
투자 이후 앤씨앤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한때 최고 6740원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CB 전환가액이 2911원임을 고려하면 최근 주가(5220원, 4일 종가)도 여전히 사채권자에 우호적이다. 목표 수익 달성을 기대하는 곳부터 투자금 회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80억원을 투자한 SV인베스트먼트는 단순 계산 시 140억원대 회수 성과가 기대된다. 1년 만에 60억원 차익을 얻는 셈이다. 변수는 향후 주가 변동과 발행권자의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 여부다. 보통주 전환 이후 실제 매각가에 따라 회수금액이 바뀔 수 있고, 콜옵션 행사가 이뤄지면 회수금액이 줄어들 수도 있다.
앤씨앤은 CB 권면총액의 최대 20%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SV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CB 가운데 16억원어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앤씨앤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SV인베스트먼트는 여기에 연복리 2% 이자를 얹은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보통주를 전환해 매각하는 것보다 평가차익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
최종 회수금액과 별개로 SV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선구안은 이번에도 통했다. 사업재편으로 도약을 꿈꾸던 앤씨앤을 도와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올 1분기 앤씨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71억 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절반가량 축소했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개별 영업이익은 두 배 늘어날 정도로 개선했다. 차량용 블랙박스 부문 매출이 늘고,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인 넥스트칩의 약진이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SV인베스트먼트는 앤씨앤 자회사인 넥스트칩에도 투자한 이력이 있다. 지난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원을 투입했다. 앤씨앤 CB에 투자한 비히클과 같은 펀드 3개로 실탄을 마련했다. 현재 흐름대로면 앤씨앤과 넥스트칩 모두 투자회수 성과를 높일 포트폴리오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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