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아름 기자] 파멥신의 사채권자들이 전환사채(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픽싱(재조정), 무상증자를 거쳤는데도 주가가 전환가액에 한참 못 미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파멥신이 자금 회수를 대비해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파멥신은 지난 2019년 5월 운영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1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인수자는 KB-브레인 코스닥 스케일업 신기술사업투자조합(185억원), 키움증권(100억원) 등이다.
파멥신은 2019년 8월 리픽싱을 통해 기존 6만7389원이던 전환가액을 4만7173원으로 조정했다. 이 전환가액은 지난해 6월 파맵신이 1대1 무상증자를 실시하면서 2만3587원으로 또 다시 떨어졌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파멥신의 주가가 1만53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환가액은 주가의 65% 수준이다.
이 때문에 파멥신은 첫 풋옵션 기일인 이달 31일을 대비하고 있다. 파멥신의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833억원이다. 현재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제1회 CB 잔액은 903억원으로 풋옵션 행사가 몰릴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파멥신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별도의 수익 기반 없이 신약 연구개발(R&D)에 치중하다보니 당분간 흑자 전환에 따른 현금 유입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232억원, 순손실 281억원을 냈다. 부채비율은 177.3%, 차입금의존도는 41.3%로 재무건전성도 불안정한 상태다.
앞서 파멥신도 지난 2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풋옵션 이슈를 거론한 바 있다. 미상환 사채를 해소 못할 경우 유상증자가 불가피 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두고 회사 측은 R&D 비용으로 소요되는 현금이 연 200억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파멥신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본금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금성 자산, 금융기관 예금 등 보유한 자산으로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멥신은 'PMC-309'를 기반으로 실적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파멥신은 엠에스디(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임상 1b상 마무리를 앞둔 항체치료제 '올린베시맙(TTAC-001)', 면역항암치료제 PMC-309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두고 있다. 파멥신은 올해 'PMC-309'에 대한 비임상(전임상)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PMC-309'를 비롯해 올린베시맙, 'PMC-402' 등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갖고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파멥신은 올해 초부터 다국적 제약사와 물질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등 파멥신의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낮기 때문에 상환이나 차환발행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며 "만약 CB를 현금상환 한다면 연간 250억원대의 영업비용을 감안할 때 추가 자금조달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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