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부통신시설(OSP) 이노베이션 센터'를 공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OSP는 기지국, 서버 등 통신장비 외 통신구, 통신주, 맨홀과 같은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를 의미한다. 현재 KT가 운용 및 관리하는 전국의 OSP는 통신구 230개, 통신주 464만개, 맨홀 79만개에 달한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5G 사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신 인프라의 근간인 OSP의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며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통신 인프라의 신뢰성을 한 차원 높이겠다"고 말했다.

KT는 효율적인 OSP 관리를 위해 지난 5월 네트워크 부문에 인프라운용혁신실을 신설했다. 지난 7월에는 대덕 연구단지 융합기술원 산하에 KT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했다. 센터를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OSP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과 실제상황 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KT가 발표한 OSP 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아타카마(ATACAMA)다. KT는 이날 통신 인프라 설계부터 관제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아타카마를 개발, 상용화했다고 강조했다. 아타카마는 기존 구간별 수동 설계에 따라 100분이 걸리던 광케이블 망 설계 작업을 5분으로 단축했다. 기존 50분이 소요됐던 선로 개통 프로세스도 약 10분으로 다섯 배 가량 단축했다. 네트워크 장애를 인지한 후 세부 위치 파악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어 빠른 장애 조치가 가능하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새롭게 개발한 화재감지 기술(CTTRS)과 5G 로봇으로 화재 발생 시 대응하는 방안도 소개됐다. CTTRS을 통해 통신구 안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통신구에 설치한 레일형 및 지상형 5G 로봇이 통신구 상황을 파악하고 화재를 조기 진화한다. 레일형 5G로봇 '사파이어'는 통신구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이동하며 5G를 네트워크를 이용해 원격으로 감시 및 조종할 수 있다. 풀HD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현장 상황을 5G로 실시간 중계하고 에어로졸 소화기로 소화분말을 분사해 화재를 초기에 진화하도록 설계됐다.

도로 아래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어려운 맨홀을 관리하는 솔루션도 개발했다. KT가 개발한 침수감지기술(MFRS)은 AI기반 분포형 음파계측 방식으로 맨홀의 침수 여부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MFRS로 침수된 맨홀의 위치를 확인하면 5G 로봇인 '빙수'가 해당 위치로 이동해 현장 작업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다. 

자율주행 기반의 5G 원격조종 로봇인 빙수는 맨홀 환경을 탐색하고 양수 조치를 수행한다. 빙수 로봇은 마그넷리프터(Magnet Lifter)를 이용해 맨홀 뚜껑을 열고, 안으로 진입해 자동 양수작업을 실시한다. 360도 카메라, 유해가스 센서로 맨홀 내부를 확인할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통신주 기울임 감지 시스템도 마련했다. 통신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5m 이상의 높이로 설치된다. 외부 충격, 날씨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기울임이 생길 수 있는데, KT는 이에 대비해 '통신주 기울임감지 기술(PTRS)를 개발했다. 원격에서 통신주의 기울임을 탐지하고 드론 등을 이용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한편 KT는 지난해 'KT 아현지사 화재'로 서울 4개구와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 통신이 마비되는 대란을 겪었다. 지난해 화재를 계기로 KT는 3년간 총 4812억원을 투자해 통신재난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