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코인만 거래 가능한 일본, 정부 입김 크게 작용"
미하라 히로유키 비트뱅크 이사 “거래소 제도권 진입에 장단점 있다”
▲ 미하라 히로유키 비트뱅크 이사



일본은 ‘암호화폐 규제 선도국’으로 불린다. 2017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과 디지털통화를 지불서비스법에 따라 합법적 자산으로 인정했다. 세금도 낸다. 일본은 암호화폐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투자자에게 15~55%의 세금을 부과한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제를 실시했다. 개정자금결제법에 따라 암호화폐 교환, 업무 중개, 통화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사업자를 사전등록 의무자로 정하고 등록제를 시행한 것이다. 사전등록 의무 기업들은 명확한 규제에 맞춰 등록 후, 사업 확장, 추가, 고객 확보, 광고 등의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일본에서 영업 허가를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는 모두 19곳이다.


암호화폐 관련 산업에 대해서는 발빠르게 규제안을 발표하며 대응했지만, 거래소 등록과 거래 활성화는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 금융청(FSA)은 지난 2017년 16개의 거래소에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지난해엔 한곳도 허가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 금융청은 사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고객신원확인(KYC) 규정을 더욱 강력하게 집행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개선 명령’을 내리고 수시로 현장에서 감독했다.


▲ 비트뱅크 거래소 화면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뱅크(Bitbank)’는 2014년에 세워진 일본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로 알려져 있다. 팍스넷뉴스와 만난 비트뱅크의 미하라 히로유키 이사(사진)은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 관련 규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관리감독 하에 금융기관 수준을 규제를 받으며 제도권에 편입된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정부의 입김이 거세 거래소 입장에서 새로운 코인을 상장하거나 서비스를 내놓을 수가 없다는 점은 답답하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FSA에서 허가한 12개의 코인 중 수요가 높은 6개의 코인만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모나코인 등이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에 강경한 규제를 하고 있는 이유는 2014년 마운트곡스, 2018년 코인체크 등 대형 거래소 해킹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암호화폐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거래소 등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하라 이사는 “코인체크 해킹 이후 거래소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더 강해지고, 국가가 거래소를 금융기관 수준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라며 “거래소들은 2년 가까이 새로운 코인을 상장하거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 “6개의 코인만 상장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한계점이지만, 일본 정부로부터 암호화폐 거래소가 금융기관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좋은 코인들과 ICO, STO 등을 소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없어 아쉬운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강경한 규제를 펼치고 있지만, 거래소와의 소통에는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거래소도 당국과의 소통을 위해 일본 암호화폐거래소협회(Japan Virtual Currency Exchange Association, 이하 JVCEA)에 가입했다. 현재까지 JVCEA에 가입된 거래소 수는 총 27 곳이다. 미하라 이사는 “일본의 JVCEA가 FSA와 소통하고, 거래소와 관련된 구체적인 규제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들이 가입돼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블록체인협회와 비슷하지만, 거래소와 정부 사이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국내 협회와 달리 JVCEA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알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FSA와 JVCEA, 거래소 간의 소통을 통해 알트코인 상장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보다 코인 상장과 거래가 활발한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하라 이사는 “1년 반 전에 한국에 와서 이태원에 있는 한국 비트코인센터에 방문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당시에는 ICO버블과 거래량 증가 등 여러 면에서 일본과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한국이 더 진보한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한국은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와 거래량이 높아 ICO·암호화폐 홍보를 위한 여러 컨퍼런스와 밋업 행사가 수시로 열린다. 반면 일본은 새로운 코인을 상장하거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없어 행사를 열 이유가 없다. 개발자들도 서비스 개발을 할 동기가 부족하다. 미하라 이사는 “다양한 코인을 상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여러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업계로 진입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동력이 된다”라며 “일본에서도 규제가 완화되어 이오스, 트론 등과 같은 좋은 프로젝트가 개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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