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돌아온 장형진, 3세 경영 부진 탓?
④인터플렉스·코리아써키트 등 전자부품 계열 '적자' 확대


경영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섰던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이 최근 ㈜영풍 지분을 10% 넘게 확대하면서 다시 등장했다. 아들이 경영을 맡고 있는 전자부품 계열사가 맥을 못 추자 직접 팔을 걷어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그룹의 전자부품 계열사는 인터플렉스, 코리아써키트, 영풍전자, 시그네틱스로 총 네 곳이다. 인터플렉스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연성회로기판(FPCB)을 생산·납품하는 업체로, 코리아써키트가 최대주주다. 주력 거래선은 삼성전자와 애플이다. 영풍전자도 인터플렉스와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FPCB를 생산·납품하며 애플,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주요 거래처다. 코리아써키트는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이 채택하고 있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하는 곳이다. 메인기판으로 많이 사용하는 고밀도다층기반(HDI)과 차세대 메인기판 SLP(Substrate Like PCB)가 주력 제품이다. 시그네틱스는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전자부품 계열사는 장씨일가 3세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영풍그룹은 故 장병희, 故 최기호 두 창업주가 만든 그룹이다. 장씨일가가 지주업무와 전자부품 사업을, 최씨일가가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중 故 장병희 창업주는 슬하에 故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과 장형진 회장을 아들로 뒀다. 영풍그룹 경영은 2세인 장형진 회장이 맡고 있으며, 3세인 장 회장 아들 장세준·세환씨와 故 장철진 회장 장남 장세욱씨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와 자회사 인터플렉스는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사장이 맡고 있는 계열사다. 영풍전자는 2015년까지 장세준 사장이 대표이사로 근무했던 곳이다. 시그네틱스는 장세욱 시그네틱스 부사장이 맡고 있다. 


전자부품 사업 실적이 망가진 건 지난해부터다. 2017년 말 인터플렉스가 주력 거래선인 애플에 불량 부품을 납품했다는 논란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인터플렉스가 애플 밴더에서 제외되고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까지 했다. 


인터플렉스 관계자는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지만 실적은 이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 했다. 2018년 연결기준 인터플렉스의 매출은 2017년(8055억원)보다 절반 이상 떨어진 3139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615억원 흑자였던 영업이익은 2018년 66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졌다. 2016년 55.9%에서 2017년 79.4%까지 치솟았던 인터플렉스의 가동률은 2018년 45.1%로 감소했다. 베트남 현지법인 인터플렉스 비나(INTERFLEX VINA)의 가동률은 2017년 86%에서 2018년 77%로 떨어졌다.


애플 수주 증가로 2017년 실적이 급증했던 영풍전자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2017년 6123억원었던 매출액은 2018년 4893억원으로 20%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60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88% 감소한 73억원으로 떨어졌다. 코리아써키트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코리아써키트의 개별 기준 2018년 매출액은 4703억원으로 2017년보다 9.6% 소폭 감소한 반면, 2018년 영업손실이 199억원에 달하며 적자 전환했다. 코리아써키트의 2016년 2017년 영업이익은 각각 105억원, 75억원이었다. 


장세욱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시그네틱스 실적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매출액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변동이 심했다. 2015년 36억원 흑자였던 영업이익은 2016년 56억원 적자 전환했다. 2017년에는 다시 28억원으로 흑자를 내더니 2018년에는 72억원의 손실을 봤다.


전자부품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 탓일까. 그간 경영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창업주 2세, 장형진 회장이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장 회장은 20여년 전 보유하고 있던 ㈜영풍 지분 대부분을 3세들에게 나눠줬다. 1998년 ㈜영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장 회장과 아내 김혜선씨, 故 장병희 창업주가 갖고 있던 38만3562주(20.8%)를 장남인 장세준 사장이 21만2622주(11.54%), 차남인 장세환 씨가 16만5260주(8.97%), 장혜선씨가 5680주(0.31%)를 각각 나눠 가져갔다.


그는 2015년 ㈜영풍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지난해 직위를 회장에서 고문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사실상 2세 시대가 막을 내리고 3세 경영 시대가 도래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랬던 장 회장이 최근 ㈜영풍 지배력을 확대했다. 지난 7월 영풍그룹이 갖고 있던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였던 '서린상사→㈜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를 끊으면서 서린상사가 보유하고 있던 ㈜영풍 주식 10.4%를 1336억원에 장 회장이 인수했다. 이에 따라 1998년 이후 1%대를 유지하던 ㈜영풍 지분율은 11.5%로 확대됐다. 1대주주인 장세준 사장은 ㈜영풍 지분 16.9%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그룹의 전자부품 사업은 장 회장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1995년 매물로 나와있던 업체들을 인수해 직접 꾸린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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