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의 自省 "거래소 직장내 갑질 신고바랍니다"
상장사 공시 담당자 대상 갑질행위 설문.."거래소발 고의 공시 지연 등 막겠다"

한국거래소가 상장기업 공시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거래소 임직원들의 갑질 행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직장 괴롭힘 금지법이 지난 16일부터 시행되면서 상장사 공시 담당자들의 오랜 불만을 뒤늦게 해소하기 위해 부랴부랴 수습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와 상장기업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31일까지 상장기업 공시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거래소 업무와 관련된 협력업체·거래처에 대한 내부 갑질 실태를 파악하기로 하고, 한 민간 연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조사에는 거래소 직원들간의 갑질 항목도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거래소 내부 직원과 일부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이메일 등을 통한 설문조사로 진행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만큼 직원들의 인식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도"라며 "조사에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관련법이 시행됨에 따라 거래소가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법규에 대한 인식제고와 갑질 예방책을 미리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조사대상인 상장사 공시담당자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냉랭하다. 조사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대다수 응답자들이 이미 거래소 담당자와의 업무에서 수차례 갑질에 시달려왔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모 상장기업 관계자는 "이슈에 따라 공시를 빨리했다면 주주들이 입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구체적인 사례는 회사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히기 곤란하나 회사가 아닌 거래소 담당자의 업무태만으로 공시가 지연된 사례가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상장사 관계자는 "나이 어린 거래소 젊은 직원들의 막말 등 감정적 대응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거래소의 이번 조사 결과에 거래소 스스로 자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내 대체인력이 마땅치 않아 담당자가 회의나 휴가 등으로 부재중일 경우, 업무 차질을 빚는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상장사 관계자는 "담당자를 찾아도 회의 중인 경우가 많다"면서 "담당자가 휴가일 때는 다른 담당자가 공시업무를 봐주기도 하지만 복잡한 공시라고 느껴지면 중요한 공시라 간곡히 설명해도 담당자가 오면 하라고 뒤로 미루기 일쑤"라고 고발했다. 


기술특례 상장업체들은 비교적 공시가 빈번해 거래소 공시 담당자와 원활한 소통이 상대적으로 더욱 더 어렵다는 호소도 적잖다. 


기술특례 상장사 관계자는 "특허나 증자 등으로 공시가 많으면 짜증을 내는 담당자도 있다"며 "받아주던 공시를 갑자기 받지 않기도 하고 어떤 공시 양식으로 올려야 하는지를 두고 며칠 만에 말을 번복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잘못됐다고 느낄 때도 업무상 불이익을 우려해 참을 수 밖에 없다"며 울먹였다. 


거래소가 이전에 비해 다소 나아졌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한 상장업계 공시담당자는 "이전에는 공시에서 실수가 있으면 사유서를 제출하라하고 막상 사유서를 들고 가면 만나주지도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그나마 이제 이런 경우는 없는 것 같다"며 "과거에 비해선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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