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원제안자 우대점수비율 평균 0.86%

PPP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주무관청은 제3자 공고 전 최초 제안 사업자에게 전체 평가점수의 최대 10%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사회간접자본(SOC)포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제3자 공고를 실시한 30여개 PPP사업을 분석한 결과 최초 제안자 우대점수비율은 평균 0.86%에 그쳤다. 최고 우대점수비율도 만덕~센텀 지하도로사업에 적용한 2%가 유일하다. 사실상 가산점 제도가 유명무실한 셈이다. 

평택동부 고속도로 PPP사업도 최초 제안 사업자에 대한 우대점수비율은 0.5%에 불과했다. 이 사업은 GS건설 컨소시엄이 2011년 처음 제안한 사업이지만 제3자 공고에서 한라 컨소시엄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GS건설은 2015년 평택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불복한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GS건설 컨소시엄은 연구, 설계, 인건비 등으로 수십억원의 매몰비용을 쏟아부은 것에 비해 평택시가 책정한 우대점수비율은 0.5%에 불과하다며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후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기각되면서 지금껏 투자한 비용은 수포로 돌아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3자 공고를 통한 경쟁은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합당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가 사업 원제안자가 투입한 비용에 비례한 가산비율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보장해줘야 민간기업들이 신규 제안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건 잇따라 재정 전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존 PPP사업들을 재정사업으로 줄줄이 전환한 것도 건설업계가 신규 제안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총 3건의 PPP사업이 문 정부 출범 후 공공성 강화 정책기조로 인해 재정사업으로 변경됐다. ‘안성세종 고속도로’, ‘안산인천 고속도로’, ‘김포인천 고속도로’ 등이다.

안성세종 고속도로 사업은 박근혜 정부시절 PPP사업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2015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을 최초 제안했다. 하지만 2017년 5월 문 정부가 들어선 뒤 제3자 제안 공고 진행 중 돌연 재정사업으로 변경했다. 국토교통부는 추가적인 국가 재정 부담과 통행료 완화 등의 이유로 제안을 반려한 뒤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고 있다.

안산인천 구간 제2외곽순환도로도 PPP사업에서 재정사업으로 전환된 사례다. 2007년 대우건설이 PPP사업을 검토하다가 포기한 뒤 2017년 포스코건설이 최초 제안했지만 지난해 4월 재정사업이 됐다. 한화건설이 제안한 김포인천 계양 고속도로 PPP사업도 지난해 4월 재정사업으로 탈바꿈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PPP사업은 20~30년이 걸리는 장기사업인데 우리나라는 정권 교체가 이뤄질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등 일관성이 떨어진다"며 “PPP사업을 제안하고 행정절차를 밟는 동안 수십억원의 비용을 투자했는데 국가가 갑자기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투자금을 모두 날린다면 어느 기업이 신규 사업을 제안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