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 지분매각 카드 또 꺼낼까
사익편취 규제 강화 선제 대응…경영개발원·스포츠·MMA 등 예상

계열사 지분을 잇달아 매각하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LG그룹이 계열사 지분 정리 카드를 또 다시 꺼내들지 관심이 쏠린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 20%)인 법인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 중에서 내부거래 비율이 12%이거나 금액이 200억원 이상인 법인은 공정위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는 ㈜LG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1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물류회사 판토스가 공정위의 조사를 받으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구 회장 일가는 보유 지분 19.9% 전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LG그룹을 둘러싼 사익 편취 논란을 잠재웠다.


하지만 공정위가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적용하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계열사는 더욱 늘어난다.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20%(상장사, 비상장사 모두) 이상인 회사와 그 회사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까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LG는 상당수의 계열회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금액, 비중도 높다. LG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최근 제출한 대기업집단 현황공시에 따르면 ㈜LG가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회사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100%), LG경영개발원(100%), LG스포츠(100%), LG CNS(85%), LG MMA(50%) 등이다.


이 중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한 곳으로 LG경영개발원(내부거래 99%),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80%), LG CNS(62%), LG스포츠(41%), LG MMA(39%) 등이 꼽힌다.


LG그룹은 이들 중 내부거래로 수조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던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옛 서브원)의 지분을 지난해 말 정리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내부거래로 4조5000억원, 3조9000억원의 매출을 창출했다. 두 해 모두 총 매출의 80%에 가까운 금액을 내부거래로 만들어냈다. LG그룹은 계열간 매출거래가 집중됐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부를 떼어내 물적분할 하고, 보유 지분을 동일인 측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 가능성을 잠재웠다.


지난해 내부거래로 매출 1조6000억원을 거뒀던 LG CNS 지분 일부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예상 지분 매각 규모는 현재 85%인 지분율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맞춰 50% 이하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지분 매각 타깃은 어디일까. LG경영개발원, LG스포츠, LG MMA 등도 매각 검토 대상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44%인 ㈜LG가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들로, 총 매출 중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LG경영개발원은 LG그룹의 주요 계열회사들에 임직원 교육, 컨설팅, 경영정보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LG CNS,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등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대부분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지난해 총 매출액 869억원 중 99%에 달하는 860억원의 매출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외에 LG스포츠는 LG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곳으로, ㈜LG, LG전자, LG유플러스 등으로부터 광고료 등을 지급 받았다. 2018년 매출 605억원을 기록했으며 총 매출의 41%에 달하는 247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거뒀다.


LG MMA의 주요 고객은 석유화학 업체 LG화학과 LG하우시스다. LG MMA는 이들과 수의계약을 맺고 석유화학 소재를 납품하고 있다. 2018년 총 8260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이 중에서 39%인 3110억원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었다.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50%를 넘지는 못 하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눈에 띄는 다른 계열회사들도 있었다. 지투알과 실리콘웍스가 이에 해당한다. ㈜LG의 지투알, 실리콘웍스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35%, 33%다. 지투알은 지난해 총 매출 172억원 전부를 내부거래로 만들어냈으며, 실리콘웍스는 총 매출 7918억원 중 대부분인 92%를 내부거래로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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