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FATF 실사대응, 암호화폐 ‘취약’
② 암호화폐 거래소 AML 실태점검·법적근거 부재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1일 10시 05분 유료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올해 우리나라는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이하 FATF·Finance Action Task Force)로부터 자금세탁방지기준(AML)과 테러자금조달금지(CFT)의 국제기준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조사받는다. 지난해 초 전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우리나라는 FATF의 주시대상이다.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세탁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대비 수준은 매우 취약해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공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추세가 빠르게 정비되는 가운데,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FATF 이행 평가의 척도는 권고안이 평가 대상국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발생하느냐에 있다. 이외에 각 범죄 부문에 대한 통계, 위험사례 파악, 대응책 마련과 사후 조치, 겸감·방지 사례 등이 검토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암호화폐 분야를 자금세탁 위험군으로 분류했지만 다른 부문과 비교해 대응이 부족한 실정이다.


◆ 우리나라 암호화폐 자금세탁 ‘고위험’, 대응도 ‘취약’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산하의 금융정보분석원(이하 FIU)의 상호평가대응팀은 올해 6월까지 서류심사가 진행됨에 따라 올초 이행보고서를 제출했다. 이행보고서에는 FATF의 40개 권고안에 대한 이행사항이 담겼다.


7월에는 약 10명의 FATF 평가자가 2~3주간 한국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진행한다. 관련 부처, 금융기관, 변호사·회계사·카지노사업자 등 특정비금융사업자 등과 면담을 진행하고, 이행내용에 관해 교차 질문한다. 사전 제출한 이행보고서 내용의 진위와 효과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자료:국가 자금세탁·테러위험자금조달 위험평가)


이어 금융당국은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평가자 회의에 참석해 상호평가 초안에 대응한다. 상호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FATF는 내년 2월 토의를 진행한 후 후속 조치를 내린다.


정부는 상호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TF를 구성했다. 관계기관 합동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자금세탁·위험성 평가를 실시했다.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 금지 정책협의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범죄 수익을 창출하는 16개 부문 중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세탁위험이 가장 높은 분야는 현금이다. 이어 ▲가상통화 ▲은행 ▲증권 ▲보험회사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카지노사업자 ▲해외송금업자 ▲귀금속상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공증인 ▲환전영업자 ▲대부업자 순이다.



당시 FIU는 시장 규모 급증, 거래소 익명성, 범죄수익 은닉수단으로 암호화폐가 널리 이용되는 점 등을 고려해 주요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되지 않아 대책이 취약하고, 테러 또는 핵확산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이미 암호화폐가 통용되고 있고 자금세탁 위험도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 FATF 대응위한 암호화폐 거래소 AML 실태조사·법적 근거 ‘부족’


문제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금세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직접 실태 조사와 실질적인 사후 조치가 부족했다는 데 있다.


정부의 위험 평가를 보면 대부분 범죄부문에서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대응전략 ▲제도 선진화 ▲금융정보 활용 ▲민간역량 강화 등 감독과 검사체계 확립계획을 세우고 후속 조치를 취했다. 암호화폐 관련 정부의 국제 기준이행 사항은 ▲국내 주요 시중은행 계좌를 통한 현장점검 ▲지난해 초 금융위가 내놓은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FATF 권고안을 담은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이하 특금법)’ 등 세 가지가 전부다.


현장점검과 가이드라인은 은행을 통한 간접 조사·관리 형식이다. 지난해 11월 FIU는 이같은 간접 규제는 암호화폐 취급업소로의 입금에 대한 관리일 뿐 암호화폐 거래를 통한 위험에 대응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FATF 권고안을 담은 특금법은 국회 파행으로 표류하면서 국제 기준 이행을 위한 법적근거도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결국 실태조사와 법률안 모두 갖춰지지 않은 채 실사를 받게 된 셈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FATF 평가 대응은 기존에 자금세탁방지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부문에 치우쳐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소를 금기시하는 분위기로 직접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향후 국내 대응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경고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암호화폐 관련 FATF 세부안이 나온 이후 대응 방안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진행하는 서류심사와 현장심사에서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이행의무는 직접조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관계자는 이해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응을 잘했고, 권고안을 반영한 개정안도 발의했다”며 “향후 종합평가에서 이 같은 내용이 정상 참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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