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케이 투자, 경영권 없이 ‘프리미엄’만 지불
[피앤텔 경영권 분쟁] ⑤시가보다 2배 비싸게 구주 매입


[편집자주] 경영 위기에 빠져있는 피앤텔에 적대적 M&A가 시도되고 있다. 피앤텔은 자본잠식과 감사의견 한정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으며, 현금 유동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전 경영진 측은 회사를 다시 살려 놓겠다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현 경영진은 전 경영진이 회사를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쟁점과 양측의 주장을 짚어본다.


코스닥 상장사 피앤텔의 코넥스 상장사 엘피케이 투자는 일반적인 인수·합병(M&A)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경영권 인수를 공표하며 시가보다 한참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주식을 인수했지만, 정작 이사 선임 절차를 밟지 않아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피엔텔은 지난해 4월 18일, 에이알스타텍과 엘피케이 주식 140만주(지분 37.62%)에 대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 피앤텔엘피케이의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공시했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경영권을 쥔다는 것은 이사회 장악을 의미한다. 이에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에는 주식 취득과 함께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사회를 개편한다. 하지만 피앤텔엘피케이 주식만 취득했을 뿐, 주총 개최와 임원 선임 등의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


피앤텔은 이강석 대표가 물러나고 경영진이 바뀐 뒤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뒤늦은 일이었다. 게다가 피앤텔이 취득한 엘피케이 주식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옛 세종상호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돼 있었다. 결국 지난해 11월에 담보권 실행에 따른 반대매매가 이뤄져 해당 주식은 제3자 손에 넘어갔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은 또 있었다. 피앤텔엘피케이 주식을 취득한 이튿날인 2018년 4월 19일, 엘피케이는 65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인수자는 개인투자자 2명이었다.


65억원 CB의 전환가액은 4170원으로, 피앤텔이 투자한 단가(주당 9300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CB를 보통주로 모두 전환할 경우, 발행되는 주식은 약 156만주로 피앤텔이 보유한 주식(140만주)보다 더 많다.


엘피케이는 코넥스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가에 근거해서 전환가액을 정한다. 정확히 말하면 CB를 낮은 주가에 발행한 것이 아니라 피앤텔이 시가보다 상당한 웃돈을 주고 주식을 매입한 것이다. 이를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해석하기엔, 경영권 인수 절차를 밟지 않은 점과 대규모 CB를 발행하게 놔둔 것은 석연찮은 부분이다.


물론 개인투자자 2명이 각각 35억원, 30억원씩 인수했기 때문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단일 최대주주는 피앤텔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가 보통주 전환 이후 어떻게 주식을 처분할지 모르고, 회사가 CB를 되사올 수 있는 옵션도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최대주주(피앤텔)에게 잠재적인 경영권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일반적인 M&A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다.


앞서 말했듯 임시주총을 통한 이사회 개편이 없었기에 전 최대주주(에이알스타텍)의 김석수 대표이사가 계속해서 엘피케이의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에이알스타텍은 엘피케이에 대한 영향력을 다시 확대한다. 피앤텔에 지분을 매각하고 약 2개월 뒤 시점인 2018년 6월 7일, 엘피케이가 발행한 40억 CB를 인수한 것이다.


CB 전환가액은 주당 3430원으로 모두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약 117만주가 된다. 여기에 피앤텔에 매각하고 남은 주식(약 71만주)를 더하면 188만주가 된다. 에이알스타텍이 다시 최대주주 지위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이 생기게 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피앤텔의 경영진이 어떠한 의도에서 엘피케이에 투자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에이알스타텍도 경영권 양수도 계약 직후 엘피케이의 CB를 대규모로 발행하거나, 직접 엘피케이의 CB를 취득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에 피앤텔엘피케이 투자가 업무상 배임 행위라 판단, 지난해 10월 이강석 전 대표와 김석수 에이알스타텍 대표 등을 고소했다. 관련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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