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오는 26일 예비인가 접수를 앞두고 막바지 투자자 구성에 나선 토스 인터넷전문은행 추진단(이하 토스은행 컨소시엄)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참여가 유력했던 신한금융그룹이 불참을 확정한 가운데 기존에 거론되던 일부 투자자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어 변화가 불가피하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은행 컨소시엄 탈퇴를 공식화한 신한금융그룹외에도 참여를 검토했던 '우아한형제들', '직방', '한국신용데이터' 등도 철회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해온 현대해상과 카페24,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 등은 아직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진출을 추진한 현대해상의 경우 신한금융이 빠진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지를 놓고 막판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혁신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사업간 시너지를 이끄는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에서 참여를 검토했다"며 "컨소시엄 주도권을 놓고 일부 참여자의 과도한 요구가 이어졌고 기대만큼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구성 후보의 잇단 불참 선언으로 오는 26~27일로 예정된 예비인가 접수에서 토스은행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단 토스은행의 자본 여력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됐던 신한금융그룹의 탈퇴로 초기 자본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초기 납입자본의 상당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예견된 신한금융그룹의 탈퇴로 구성원들의 부담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최저 납입규모는 250억원이다. 하지만 앞서 사업에 뛰어들었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사례를 감안하면 납입자본 규모는 최소 3000억원에서 1조원 가량으로 요구된다.

토스와 신한금융그룹은 토스은행의 초기 자본금을 1조원까지 확대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납입자본을 1조원까지 확대할 경우 특례법에 따라 보유지분을 최대 34%까지 확보할 수 있는 토스의 입장에서 당장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3400억원에 달한다. 토스은행의 최대주주 확보를 원하는 토스는 부족한 자금을 만회하기 위해 자사와 유사한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위주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심했다. 반면 신한금융그룹은 그룹계열이나 대규모 자금조달 여력이 있는 구성원의 참여를 원해 양측의 행보가 엇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토스가 조인트벤처처럼 은행 지분의 50%이상을 기대했고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그룹의 주도를 견제한 것이 탈퇴로 이어졌다"며 "금융분야 노하우를 담당한 파트너가 빠졌다는 점은 예비인가 과정에서 안정성이나 자본적정성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내다봤다.

우아한형제들, 직방, 한국신용데이터 등 다수의 회원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ICT 기업들의 참여 불발로 사업 초기 연착륙과 지속가능한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예비인가 평가 항목에서 강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혁신성과 안정성 부문도 점수 하락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토스가 국내 금융자본 대신 해외 자본을 끌어들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핀테크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평가되는 만큼 해외 파트너의 참여를 충분히 이끌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업종에서 해외 자본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은데다 자금조달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정량적인 인가과정에서도 높은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파트너를 주요주주로 참여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