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화, IPO에 소극적이었던 사연
PX 업황에 IPO ‘무리’ 판단…FI와 불편한 동거도 일단락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이하 SK인천석화)이 최근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그룹이 야심차게 진출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파라자일렌(PX) 사업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왔지만 IPO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이어왔던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불편한 동거도 일단락 짓게 됐다.


SK인천석화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2013년 SK에너지에서 인천 콤플렉스(CLX) 사업부를 분할해 설립됐다. 당시 SK그룹은 SK인천석화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해 PX설비를 구축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방침이었다.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재무적투자자(FI)도 유치했다. 2012년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설립한 ‘신한-스톤브릿지 페트로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신한-스톤브릿지 PEF)’로부터 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2018년 이전에 IPO를 완료하겠다는 약속도 내걸었다.


하지만 작년까지 IPO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증권 업계는 SK인천석화가 IPO를 위해 뿌린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 주관을 맡았다는 증권사도 없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 역시 “주관사를 선정하거나 IPO를 위해 RFP를 발송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IPO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업황 악화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중국이 PX설비 대규모 증설에 나선다는 소식에 PX스프레드(원재료와 최종 제품 금액 차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었다.


약속했던 IPO를 지키지 못하게 되면서 SK인천석화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최근 SK인천석화는 신한-스톤브릿지 PEF의 풋옵션을 받아들였다. 신한-스톤브릿지 PEF는 SK인천석유화학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682만6483주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FI와의 불편한 동거를 마무리 짓게 돼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SK인천석화의 201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7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발행가액의 연 6.05%에 달하는 기본 배당률을 유지하기로 했다. 2019년 11월부터는 7.05%로 배당률을 높이기로 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평균 484억원 수준이다. 2019년 말부터는 연 564억원으로 늘어난다.


SK인천석화는 이 같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 그 동안 지급하지 못했던 배당금으로 작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우선주 대상 총 2700억원을 지급했다. SK인천석화의 이익잉여금은 2017년 1048억원, 2018년 3분기 1810억원이었다. 이익잉여금이 쌓이기 시작하자마자 대규모의 현금을 배당으로 지출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FI와의 이별로 오히려 현금을 쌓아 채무를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 셈이다.


앞으로 2000억원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되는 점도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따라 상환 자금에 대한 재무 부담도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4000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15년 신규 설비 가동과 함께 49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2016년, 2017년 영업이익은 3000억~4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이동은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향후 2016~2017년 대비 영업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2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실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인천석화는 RCPS 상환 자금을 영구채를 발행해 6000억원을 마련해 상환할 계획이다.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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