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한빛소프트의 올해 주안점은 본업인 게임 사업의 경쟁력 강화다. 자체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그라나도 에스파다M'의 국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서비스 지역을 해외로 넓혀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게임 개발사를 둘러싼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보니 단순 서비스 확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사업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그라나도 에스파다M'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며 "해당 작품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서비스도 해야 하는 타이틀로 회사에서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서비스의 경우 태국, 인도네시아 퍼블리셔(배급사)와 계약만 체결된 상태로 현지화 작업 일정이 나오는 대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신규 프로젝트가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까지 매출을 낸다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빛소프트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배경은 국내는 물론, 공 들였던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앞서 이 회사는 2021년 8월, 이승현 대표를 선임했다. 당시 그는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본업인 게임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운영하던 시절보다 악화된 성적표만 받아들었다. 

한빛소프트의 개별기준 매출액만 봐도 이 대표가 수장을 맡았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90억원→125억원→116억원 순으로 연평균 32%씩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이 107억원→98억원→86억원 순으로 줄었고, 해외 역시 184억원→27억원→30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특히 해외의 경우 매출의 과반수(55.4%) 이상을 차지했던 중국에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한 내자판호(중국 당국 허가권) 획득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빛소프트의 중국 매출은 2021년 102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에는 없었고, 2023년에는 다시 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확실성이 큰 중국 시장을 대신해 국내 시장과 유사한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한빛소프트가 눈을 돌렸다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시장은 '그라나도 에스파다M'의 국내 성과를 비춰봤을 때 해외 실적 기대치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그라나도 에스파다M'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50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서비스의 경우 국내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콘텐츠, 서비스 등 부문에서 개선된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지만 큰 폭의 매출 순위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MMORPG 장르를 둘러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엔데믹 이후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등 게임사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이 회사의 해외 실적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도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해외 진출을 통한 매출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해당 시장 역시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과 오프라인 활동 증가로 게임 수요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을 예고한 작품들 또한 모바일 플랫폼과 MMORPG라는 장르적 한계를 갖고 있어 향후 사업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회사마다 사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 기업 또한 큰 틀에서는 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