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영화 '기생충', '극한직업'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거둔 문화콘텐츠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 '쏠레어파트너스'가 약 200억원 규모의 중저예산 영화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쏠레어파트너스는 현재 약정총액 211억원의 영화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유한책임투자자(LP)를 모집 중이다. LP 대부분이 매칭(matching)된 상태며 오는 8월 펀드 결성을 마칠 예정이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로 영화 '기생충', '극한직업', '범죄도시' 등에 메인투자자로 참여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지난 6월 '모태펀드 2023년 2차 정시 출자사업' 영화계정 중저예산 한국영화 부문에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이번 펀드를 조성하게 됐다. 주축 출자자(앵커LP)는 모태펀드로 100억원을 투자한다. 그 외 출자자로는 영화 투자사·배급사 등 다수 전략적투자자(SI)들이 참여한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이영재 쏠레어파트너스 부사장이 맡는다. 이 부사장은 영화 제작·배급사인 '싸이더스FNH'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으로 재직한 바 있다. 핵심 운용역으로는 최평호 대표와 현나영 이사 등이 참여한다. 최 대표는 CJ엔터테인먼트(현 CJ ENM 엔터부문) 영화사업본부장과 싸이더스FNH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문화콘텐츠 전문가다. 현 이사는 쇼박스·CJ CGV 아트하우스 등에서 영화 부가판권 유통 업무 등을 담당한 바 있다.

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은 중저예산 한국영화다. 중예산(순제작비 30억~74억원) 영화에 약정총액의 30%, 중저예산(10억~30억원)에 15%, 저예산(10억원 이하)에 10% 이상의 자금을 집행하도록 설계됐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이번 펀드를 활용해 국내 독립·다양성 영화 등의 제작을 적극 지원하고 재능 있는 신임 감독을 발굴할 예정이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최근 총제작비 약 50억원이 투입된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잠'에 메인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영화는 올해 5월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평론가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올 가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정주리 감독의 영화 '다음, 소희'에도 약 1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쏠레어파트너스 관계자는 "이번 펀드를 활용해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 큰 타격을 입은 한국 중저예산 영화 제작 생태계를 재건하는 데 일조할 계획"이라며 "재능 있는 감독이 창의성을 한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